한 권의 책만 반복해서 보여주어도 괜찮을까?
유독 한 권의 그림책을 반복해 보는 아이가 있다. 똑같은 그림책만 보는 아이를 보면 다른 책도 봤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욕심이 슬슬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런 욕심이 바탕이 되면 다른 책을 꺼내 "이것도 한번 볼까?", "엄마가 이거 재미있게 읽어줄게~"하며 한 권의 책을 열심히 탐방하고 있는 아이를 방해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똑같은 책을 반복해 보는 아이의 행동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인인 우리 중에도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는 한번 보고 나서도 반복해 여러 번 보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먼저 이 책이 좋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이 책을 반복해 보며 아이는 이야깃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이야기를 바꿔보기도 하며, 한번 봤을 때는 보지 못한 그림을 찾아내기도 한다. 또한 똑같은 책 내용을 반복해 듣는 과정 속에 줄거리를 다 외워 혼자서 책 내용을 줄줄 말하기도 한다. 책 속 단어와 문장들이 온전히 아이의 것이 된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에 빠져 책 속 여행을 하는 순간 아이를 지켜봐 주고 인정해주자. "~ 책이 너무 재미있구나! oo이가 이렇게 보는 걸 보니 엄마도 내용이 궁금하네!"
아이가 똑같은 그림책을 반복해 읽어 달라고 하면 한두 번은 똑같은 방법으로 읽어 주고 그 이후부터는 변화를 줄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다양하게 읽어주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림만 살펴본다. 몇 번 반복해 그림책을 읽어준 다음에는 아이에게 이렇게 제안해 보자 "이번에는 그림만 한 번 살펴볼까? 그림 속에 무엇이 있는지 엄마랑 한번 볼까?" 이야기를 반복해 들어 그림책의 줄거리는 이미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림만 보면서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고, 그림을 보고 내용을 말해볼 수도 있다. "여기 사과가 있다!", "맞아 oo이가 말한 것처럼 개미가 사과를 먹고 있구나"
아이가 엄마에게 책을 보여준다. "oo이가 읽어주는 그림책도 보고 싶어~"하며 아이에게 말해볼 수도 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유아라면 글을 보고 책을 읽어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그림을 힌트 삼아 책의 내용을 기억해 책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림책 속 똑같은 글자 찾기를 해본다. 그림책의 제목이 책 속에 반복해 나올 때가 많다. 만약 <우산 사세요> 그림책을 반복해 본다고 했을 때, 책을 반복해 본 뒤 '우산'글자 찾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 놀이는 유아들과 함께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 한 권을 충분히 재미있게 원하는 만큼 많이 본 아이는 이제 다른 책을 찾아 책장을 두리번거릴 것이다. 쌓여가는 책의 양보다 여기저기 낡은 흔적이 남은 책 한 권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아이를 기다려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