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이하는 아이 괜찮은 걸까

혼자놀이의 힘

by 별리

혼밥, 혼술, 혼영 등 혼자 하는 것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아무렇지 않게! 당연한 듯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오늘날.

왜 아이들의 혼자놀이(혼놀이라고 해야 하나?)는 부모들의 걱정과 근심이 되는 것일까?


<혼자놀이를 바라보는 시선>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하다 보면 혼자 놀이하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교사이기에 혼자 놀이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있어 큰 문제를 삼지 않는데, 학부모 면담 시 부모들의 단골 질문을 들어보면, 혼자놀이를 보는 부모의 시각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친구들하고 잘 노나요?

- 집에서는 형제, 자매가 없어 혼자 노는데 유치원에서도 그럴까 봐 걱정이에요.

- 키즈카페에 갔더니 혼자서만 놀려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이랑 못 어울리나요?


그리고 이러한 단골 질문에 응답을 하며 부모가 아이들의 혼자놀이를 걱정하는 가장 근본적 이유를 내 나름대로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회성'이다.

혼자만 노는 아이를 보며 부모가 드는 가장 일차적인 생각!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네. 사회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주변에 아무도 없다. 혼자 있다. 이것은 곧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성 결여'로 판단되기 쉽다. 그러나 아이들의 혼자놀이를 무조건 사회성 문제로 연결 짖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물론, 친구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친구 관계가 형성되고 단짝 친구라는 개념까지 생기는 연령이 되면 혼자놀이보다 친구와 함께 하는 놀이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아교육적 용어로 집단놀이, 협동놀이 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연령이 증가한다고 혼자놀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성인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나도 많은 사람들 틈에 하루를 보내고 집에서는 나만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누군가의 방해 없이, 조용히,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며, 하고 싶었던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렇게 혼자 있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잃어버렸던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이것이 혼자의 힘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도 혼자놀이를 하며 자신만의 세상에서 즐거운 놀이를 하고 있다.

혼자 자석블록으로 놀이하고 있는 아이

친구와 함께 하는 놀이는 함께이기에 느낄 있는 즐거움이 있고 협상의 기술, 협력과 배려를 배우는 사회성을 향상시키지만,

친구들과 함께 때는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 기다려야 하는 상황,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있고 이러한 상황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아이들은 감정을 소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혼자 놀이는 또래와 함께 하는 놀이의 즐거움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샘솟게 한다.

그렇다면 그 즐거움은 무엇일까? 혼자 놀이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



<혼자놀이의 힘>


첫째, 혼자놀이는 몰입을 가능하게 하여 집중력과 긍정적 정서의 함양을 돕는다.

누군가의 강요나 방해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자유롭게 하는 아이들은 놀이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몰입의 즐거움은 집중력 향상과도 연결된다. 무언가에 푹 빠져 몇 시간 동안 그 일만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완료되었을 때 느낌은 어떠했는가? 상쾌하면서도 뿌듯했을 것이다. 아이들도 혼자놀이에 몰입하고 난 뒤 놀이에서 빠져나왔을 때 이와 같은 느낌을 느낀다. 자신만의 놀이에 몰두되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긍정적인 정서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혼자놀이이다.


둘째, 혼자놀이는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킨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중 하나로 문제해결력이 있다. 혼자놀이하는 아이는 놀이 중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들을 생각해보고 실행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퍼즐 맞추기를 하다가 잘 되지 않을 때, 아이는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혼자 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퍼즐을 여러 방면으로 돌려 볼 수도 있고 성인 혹은 형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도 있다. 혹은 과거에 이와 비슷한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했는지 떠올려 보고 그때의 방법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선택한 방법으로 중단된 놀이가 실행되었을 때 아이는 놀이 상황에 따른 가장 적합한 문제 해결 방법의 답을 얻게 될 것이다.


셋째,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아이들의 놀이를 연구한 학자 Levy는 놀이행동의 특성 중 하나로 내적 동기를 이야기하였다. 아이가 자신의 놀이 행동 자체에 몰입하게 되어 만족을 얻으면 내적 동기가 유발되는데 혼자놀이도 다른 형태의 놀이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내적 동기가 바탕이 된 놀이나 행동은 타인 혹은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만들어진 외적 동기와는 다르다. 내적 동기로 시작된 놀이는 아이에게 보다 큰 즐거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놀이를 마음껏 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이끌어 낸다. 아이들에게 이 만족감의 힘은 꽤 크다.

바로 자아존중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스스로 구상하고 그 결과가 만족스러웠다면 나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미술영역에서 혼자 무언가를 만드는 수아)

- 여기에 이걸 붙이고, 이렇게 연결하면..

(블록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놀이하는 시우)

- 슝~ 이쪽 길로 가자. 앗! 멈춰야 돼! 앞에 공사장이 있어! (잠시 고민 한 뒤) 새로운 길을 만들어서 지나가야겠다!


<'혼자놀이' 지켜봐 주세요>


아이들이 혼자놀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 아이의 시선에서 혼자놀이를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 혼자 놀고 있는 걸까?


타인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혼자놀이를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고 보다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함께 어울려 노는 방법을 몰라 혼자놀이를 하는 경우에는 성인의 적절한 도움으로 또래와 함께 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그러나 놀이 안에 아이가 몰두하여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혼자놀이라면 어느 정도의 허용은 필요하다.


성급하게 다가가

- 뭐 하고 있어? 저기 친구한테 가서 같이 놀자고 해볼까?

- 왜 혼자 놀고 있니?

라는 물음으로 상상의 세계에서 헤엄치며 자유롭게 놀고 있는 아이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친구와의 놀이를 만들어 주려는 성인의 욕심과 과도한 걱정은 아이가 혼자놀이를 통해 키워나가는 힘들을 앗아갈 것이다.


바라봐주고 이해해주며 도움이 필요할 때의 적절한 성인의 개입이 아이들의 놀이를 통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음을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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