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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Apr 14. 2020

여자 놀이, 남자 놀이!?

양성평등을 위한 시작

<우리의 현실>


'양성평등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들려왔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양성평등을 위한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는 양성평등교육을 원하며 방법을 궁금해한다.


- 집에서 남자는 파란색만 써야 한다고 파란색 물건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요.

- 남자들만 힘이 세다고 여자동생은 엄마를 도와주지 못하게 하네요. 왜 그럴까요?


왜 그럴까?


 일상생활의 우리들은 나도 모르게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짓고 남자에게는 남자다움을, 여자에게는 여자다움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온스토리

아기를 임신 한 순간부터 우리는 색깔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짓는다.

성별을 알게 되었을 때, 남자아기는 파란 계열의 옷을 여자아기는 분홍 계열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세상에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적는 이름표의 색깔이 파랑과 분홍인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이미 사회적으로 고정관념이 되어 버린 색으로의 성별 구분. 뿐 만 아니다. 여자는 예뻐야 한다 거나 남자는 키가 커야 한다거나 하는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도 허다하다.


여기에 일부 부모들의 남아와 여아에 대한 훈육방식의 차이도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도록 하고, 어렸을 때부터 남자와 여자를 나누어 생각하도록 만든다.


 “무슨 남자애가 눈물이 많아! 뚝 그쳐” 이렇게 말하는 부모의 목소리를 한 번쯤은 들어 보지 않았는가.


<놀이에서 조차 성별을 구분한다는 것>


 특히 놀이에 대한 성적 편견이 담긴 고민들도 아이들에게 성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다.


- 남자아이들하고만 어울리지 않고 여자 아이들이랑 놀 수 있게 해 주세요.

- 너무 남자처럼 놀이하려는 것 같아요. 여자애들처럼 그림도 잘 그리면 좋을 텐데..

- 우리 애는 너무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소꿉놀이나 인형놀이를 좋아해요. 남자답지 못하게


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들은 의외로 많다.


놀이 안에서는 아이들은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놀이에서 조차 성별을 가르고 남자는 남자다운 놀이를 여자는 여자다운 놀이를 하길 원한다니 이는 모순이 아닌가. (양성평등 교육은 원하면서 놀이에서는 성별을 가르고 있으니까)


그럼 어떻게 놀이를 지도해야 좋은 걸까?

놀이에 대한 편견이 시작된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질 수 있도록 상호작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말해주는 것이다.


* 미술영역에서 놀이하는 여아가 남아에게  말한다.

“너는 남자인데 왜 분홍색 가위 써? 파란색 써야지”


- 선생님도 여자인데, 파란색 좋아해~ 파란색 가위 쓰고 있어~

- 선생님은 파란색 옷이 좋아서 오늘 이렇게 파란색 옷 입고 왔어.


* 미용실 놀이를 하는 남아를 보며 여아가 말한다.

“남자가 왜 미용실 놀이를 하냐?!”


- 남자 간호사, 남자 미용사, 여자 경찰 등 사진이나 자료를 준비해 게시해준다. (머리긴 남자, 머리 짧은 여자, 치마 입은 여자 등의 자료는 외모로 성을 구분하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다.)


* 여아가 쌓기 영역에서 빅 블록을 옮기며 말한다.

“남자 친구들 나 좀 도와줘”

또 다른 여자아이가 말한다.

“내가 도와줄게~”

남아가 말한다.

“여자는 힘이 약하잖아. 남자가 힘이 세”


- 힘이 센 여자도 있는걸. 남자, 여자 모두 힘을 합치면 빨리 블록을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위의 사례처럼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졌던 아이가 의구심을 품게 될 수 있다.

 의구심이라는 물음표는 처음엔 아주 작을 수 있지만 이 의구심이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인정으로 바뀌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아이이기 때문에 유연한 생각이 성인들보다 가능하다.


<우리부터>


 성에 대한 고정관념뿐 아니라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다문화, 장애인 등)을 우리 아이가 가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성인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시중에는 정말 많은 양성평등, 다문화, 장애인식개선 등과 관련한 동화책이 즐비하고 관련 놀잇감들도 있다. 

출처: 브레인 숲

 가령 다양한 역할을 해볼 수 있는 소품들, 피부색이 검거나 흰 인형, 장애인 그림의 퍼즐 등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놀잇감들을 아이 방에 가득 채워준다고 아이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부모부터, 교사부터, 성인부터 나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중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가는 길에 피부색이 검은 누군가를 한 번 더 주의 깊게 살펴보고, 휠체어를 탄 사람이 지나갈 때 안타까움을 내비치며, 남자가 일반적인 여자처럼 행동한다면 혀를 끌끌 찬다. 아이에게는 고정관념 없는 평등한 세상의 눈을 강요하면서 우리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부터 변화해야 한다. 이미 뿌리 박힌 고정관념을 뽑아내 완전히 버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력해볼 수 있는 있다. 나와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다르게 보지 않으려는 노력, 남자와 여자를 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르지 않으려는 노력을 말이다. 아이가 자신과 다른 누군가를 가리키며 "저 사람은 왜 그래?"라고 묻는다면, 자연스럽게 알려주어라. "우리가 생각이 다른 것처럼 피부 색깔이 다른 것뿐이란다"


 더불어  여자아이들에게는 인형, 남자아이들에게는 로봇을 사주며 그 놀이를 하게끔 하지는 않는지 우리의 태도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기 위해 놀잇감과 놀이의 선택권을 아이들에게 넘겨주자.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지금 어른들이 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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