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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Apr 09. 2020

놀이하며 배우는 한글

놀면서도 배울 수 있어요


<언어 교육의  가지 관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부모들에게 내 아이의 한글 교육은 해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언제부터 과제가 되었을까.

초등학교에 입학해 한글을 배워도 늦지 않은데..

조기교육, 선행학습의 여파인지 몰라도 부모들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한글 교육을 필수적으로 시키고자 한다.


 아무래도 한글을 빨리 뗀 아이들은 혼자서 그림책을 읽기도 하고 내가 아는 글자를 찾아 말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 늘어났다는 자부심에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글자를 읽고 있는 내 아이가 글자의 의미도이해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내 아이가 글자와 뜻 모두를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괜찮다. 그러나 아이가 글자는 읽는데 그 뜻을 모른다면 단순히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법칙만을 교육시킨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이론적으로 이러한 교육방법을 발음 중심 접근법의 교육이라고 칭한다.)


출처: 매일아이


 언어교육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앞서 언급한 ‘발음 중심 접근법’이다.

 이 접근법에 따른 언어교육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낱자로 배우는 것을 우선시한다. 정확한 한 글자, 한 글자를 읽고 쓸 수 있게 교육한다. 말 그대로 가, 나, 다 를 반복적으로 따라 쓰고 읽는 학습지 한글 교육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이는 한글의 규칙성을 쉽게 알 수 있어 다양한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글자를 만들어 내고 읽고, 쓸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이가 그 글자의 뜻은 알지 못하고 읽기, 쓰기만 하는 문제가 나타 날 수 있다. 잘만 활용한다면 처음에는 낱자, 그다음에는 단어, 문장과 이야기를 순서대로 교육시키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를 익힐 수도 있지만 이러한 단계적 절차가 없이 낱자 공부에만 치우친다면 이 접근법의 교육은 글자에 대한 아이의 흥미를 떨어 뜨리고 많은 글자와 단어는 알고 있으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곤혹을 격어야 한다.


 둘째, ‘총체적 접근법’의 교육방법이다.

 이는 아이들이 풍부한 문해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읽기와 쓰기에 대한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 나갈 수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따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한글의 자음과 모음 먼저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해 문장, 단어, 낱자의 순서대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때 출발점이 되는 이야기도 학습지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황이나 아이가 흥미를 갖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그림책 강아지똥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림책에 나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그림책 안에서 주로 나온 문장을 알아본다. 이후 강아지, 민들레, 똥 등의 단어를 함께 읽어본다. 마지막이 낱자의 배움이다.


 셋째, ‘균형적 접근법’이다.

 이 교육방법이 아이의 언어발달, 한글교육에 있어 개별 아이들의 개인차를 고려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는 견해가 많다.
 낱자가 아닌 이야기에서부터 아이의 흥미를 따라가는 총체적 언어 접근법을 바탕으로 발음 중심 접근법을 함께 하는 것이 이 교육방법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아이가 그림책 속 단어와 쓰는 법을 궁금해한다. 이때 그 단어의 자음과 모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한글 교육 방법에 있어 어떤 방법이 가장 적합한 것인가?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견해는 다를 것이다.

 다만 나는 아이들의 흥미를 따라가는 것, 아이들에 따른 개별적 교육방법이 중요하다는 입장에 따라 ‘균형적 접근법’에 한 표를 던지려고 한다.


<한글은 일상과 놀이 속에서>


 균형적 접근법의 한글 습득을 바탕으로, 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한글과 친숙해지도록 돕는 방법은 ‘일상과 놀이 속에서의 실천!’이다.


많은 부모들은 묻는다.


- 한글 공부는 언제부터 하면 될까요?

- 유치원에서 한글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나는 보통 이렇게 이야기한다.

 

- 학습지에 글자를 반복적으로 따라 쓰는 한글교육은 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놀이하면서 한글에 관심을 갖고 한글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구체적인 놀이 사례를 들어 부모들에게 "한글은 놀이 속에서, 일상생활 속에서"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이야기한다.




-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식당 놀이를 합니다. 놀이 중 글자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지요.

메뉴판을 만들며 한글을 써보았어요

"주문해도 돼요?", "메뉴판은 어디 있어요?"

아이들은 어떤 메뉴를 팔고 싶은지 메뉴판을 만들어요. 그리고 메뉴를 글로 쓰고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지요.

놀이하면서 글을 쓰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예요.

메뉴판뿐 아니에요. 식당의 이름, 식당 안내문도 써볼 수 있어요. 메뉴의 가격을 써본다면 숫자도 익힐 수 있겠죠.


-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한글을 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요.

 가령 마트에 가게 되었을 때, 쇼핑 목록을 만들어보세요. 어떤 것을 살지 종이에 써주고, 그 물건들을 아이와 함께 사보면서 아이가 물건과 그 물건의 이름을 눈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요.


- 한글에 관심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한글 포스터를 붙여주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가령 좋아하는 그림책 페이지들을 복사해 벽면에 길게 부착하여 기차처럼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바닥에 글자 모양 미로를 만들어 줄 수도 있겠네요.  글자 미로 위로 걸어보거나 자동차를 붕붕 굴려본다면 재미난 놀이로 탈바꿈할 수도 있습니다.

글자미로를 탈출하라! 놀이하며 글자의 모양에 관심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입니다.




ㄱ,ㄴ,ㄷ,ㄹ, 가, 나, 다, 라를 반복적으로 따라 쓰는 것은 아이들에게 한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때문에 놀이와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한글에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글교육의 가정 첫 번째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이든 관심이 있으면 흥미가 생기고 스스로 배우거나 알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처럼 놀이 속에서 한글을 접하고, 일상생활에서 한글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아이는 먼저 질문할 것이다.


- 뭐라고 쓰여있는 거예요?

- 어떻게 써요?


 이거다!

우리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질문을 할 때! 그때를 포착하여 한글을 알려준다면 한글 교육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때의 한글교육도 절대 학습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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