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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Jun 24. 2020

2개월 차 아기의 성장

빠른 성장의 시기 (생후 61일-90일)

출생부터 생후 60일까지의 신생아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기록했었다.

그리고 지금 두 달을 지나 오늘로 2개월 18일째인 우리 조이둥이들.


우리 아기들은 조금 더 성장했다.

한 달의 차이이지만 이 시기 아기들은 하루의 차이도 굉장히 큰 것 같다. 급성장기이기 때문인지.


 포동포동 살이 쪘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증가했다는 건 살이 쪘다는 것. 팔과 다리는 소시지처럼 마디가 생겼고, 미쉐린 베이비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을 모습이 되었다. 언제 이렇게 포동포동해졌는지 그 시점은 모르겠지만 차츰차츰 그렇게 되었다. 귀여움이란 단어는 몇 배 더 잘 어울려졌고.


포동포동

 자기표현이 다양해졌다.

 잠잘 때 살짝 짓던 배냇 미소는 여전하지만 여기에 더불어 기분이 좋아 웃는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현이는 '허허', '허허허'하는 소리를 내며 더 자주 웃는다. 혼자 모빌을 보며 놀다가 웃기도 하고 내가 말을 걸어줄 때 가만히 쳐다보다 웃기도 하며, 배에 입을 대고 불어주면 입꼬리를 씰룩하며 애교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이준이는 배냇 미소를 주로 볼 수 있고, 소리 내어 웃는 웃음은 이현이보다 짧다. 내가 놀아주면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려 피식하는 느낌의 웃음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 웃음이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나중에 더 크게 웃으면 배로 예쁠 것 같다.


 울기 직전에는 입술을 삐쭉삐쭉 움직이며 울음 전 예고를 하는 듯하고 무언가 싫고 불편할 때는 크게 운다.

 이준이는 작게 울다가 점점 커지는 울음을 보이고, 크게 울다가도 중간에 멈춰 숨 고르기를 하는 듯하다. 자신의 요구를 어른들이 빨기 캐치하지 못했을 때의 울음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이준이의 얼굴색은 2단계로 변화한다. 1단계, 흰 피부색이 빨갛게 변한다. 그리고 빨간 피부를 넘어서 어둡게 변하는 것이 2단계.

이준이가 격하게 울어 피부색이 변할 때는


"이준이 또 까맣게 변했어. 이준아~까매지면 안 돼"

라며 이준이를 달래준다. 엄마 혼자 웃긴 유머.


더불어 신생아 때 이준이는 "응야"라는 울음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최근에는 "레-!" 하는 소리도 추가되었다.


 이현이는 여전히 구슬픈 느낌의 울음을 많이 보인다. "에에에"라고 울다가 "음.. 마!"라고 엄마를 부르는 울음. 이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우리 아기 불쌍해"라고 말하게 되기도 한다. 너무 슬프게 울어서.


 꽉 주먹 쥐고 있던 손을 조금씩 편다.

아기들은 대부분 주먹을 쥐고 있다. 억지로 펴려고 하면 잘 펴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기 스스로 자연스럽게 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말이다. 여전히 대부분은 주먹을 꼭 쥐고 팔다리를 파닥파닥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며 노는 아기들. 함께 놀기 위해 손수건이나 촉감 공을 손에 쥐여주려고 하면 내가 아기의 손을 벌려 그 안에 놓고 다시 주먹을 쥐어주어야 하고 아기는 오랫동안 쥐고 있지도 않는다. 그러나 손을 펴주려고 할 때 좀 더 부드러워졌고, 아기가 잠잘 때 손이 스르르 펼쳐져 아기의 손바닥을 볼 수 있는 날도 있다.


아가들 손

 낮잠 시간이 짧아지고 밤잠이 길어졌다.

요즘은 낮잠 시간이 평균 1시간에서 2시간이고 많이 잘 때는 3시간이 최고이다. 밤잠은 최대 7시간까지도 깨지 않고 잔적이 있다. 물론 그때그때 다른 것이 지금. 정확하게 3시간마다 밤중에 깨어 수유를 해야 하는 날도 많다.

 아기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잠시간은 달라지지만 확실한 건 이전보다 낮잠을 적게 자고 재울 때 어른들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안았을 때 2% 부족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아기를 안으면 무조건 목을 받쳐주어야 한다. 아직 목을 가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아기들은 목을 가누려고 스스로 움직인다. 안아서 가슴에 아기를 대면 가슴에서 얼굴을 떼고 목을 가누어 나를 바라본다. 몇 초간 이 상태를 유지하고는 좌우로 머리가 흔들거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목을 잘 가누게 될 것 같다.

 목을 조금씩 가눌 수 있게 된 만큼 아기는 안겼을 때 자기의 손을 어른들의 팔에 올리거나 팔, 옷깃을 꼭 잡는다. 이렇게 아기가 자신의 손을 편안한 위치에 대어주면 보다 쉽게 아기를 안아줄 수 있고 안정감도 느껴진다.


 먹는 것에 대한 표현이 강해졌다.

 신생아 때도 아기는 울거나 빈 젖병의 꼭지를 계속 빨면서 우유를 더 달라고 표현했고, 꼭지를 빨지 않으면서 우유를 더 이상 먹지 않겠다는 표현을 해왔다. 지금은 여기에 강한 신체 반응이 추가되었다.

열심히 젖병을 빨다가도 배부르면 손으로 젖병을 탁 쳐낸다.(이건 우연히 손을 움직이다 젖병을 친 것일 수도 있지만) 꼭지에서 입을 스스로 과감히 빼내기도 하고. 특히 이준이는 양다리를 모았다가 쭉 뻗아내면서(차듯이) 우유를 먹던 자세를 벗어나려고 한다.

 우유를 먹고 싶을 때는 입을 크게 벌리기도 하고 젖병을 빨듯 입술을 오물오물거린다.

다양한 행동으로 '더 달라', '그만 달라'를 표현하는 아기들이다.


 눈 맞춤을 잘한다.

 조금씩 눈 맞춤을 잘하게 된 아기들은 이제 어른들의 눈을 잘 쳐다보고 근처에 있던 누군가가 자리를 이동하면 그 사람이 가는 곳을 향해 눈을 돌린다. 눈을 마주 보면서 이것저것 아기에게 이야기하고 노래를 불러주면 아기의 눈은 더욱 반짝이는 것 같다. 처음부터 맑던 눈이 더 맑아지는 느낌.


 생후 3개월쯤부터 아기가 흑백보다 원색의 색에 관심을 갖는다고 하여 지금은 흑백 모빌 장신구 사이사이에 컬러감이 잔뜩 입혀진 색깔 모양의 장신구를 몇 개 달아놓아 주었다.

 딸랑이를 천천히 흔들면서 움직이면 이동하는 딸랑이를 따라 아기의 눈도 고개도 함께 움직이는데 그 모습도 마냥 사랑스럽다.


 핸드폰 카메라를 작동시켜 아기의 모습을 촬영하면 어느 순간 핸드폰을 쳐다보는 아기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핸드폰을 뚫어져라 보는 이현이. 너무 많은 나의 기록 남기기가 아기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러우면서도 오늘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이것도 저것도 아기의 모든 것을 담고 싶기 때문에.


  또한 아기는 바라보는 것으로 타인에게 반응을 보인다.

 언제는 남편이 우는 이준이에게 “이준이 어디 아파?”라고 말을 걸었는데 이준이가 처음으로 울다가 눈물을 멈추고 자신을 쳐다보았다고 했다.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소리 내는 아빠를 응시한 이준이. 쌍방의 소통을 처음 느낀 순간이었기에 남편은 신기해한 것이다. 대부분이 일방적인 소통이었으니 말이다. 아빠의 물음에 아빠를 바라보는 것으로 대답한 이준이! 많이 성장했구나.


고개를 편안한 방향으로 돌린다.

생후 초반엔 고개를 돌려주는 방향대로 아기는 잠을 잤다. 그러나 지금은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놓아도 어느새 정면을 향해 있거나 오른쪽으로 돌려주었는데, 왼쪽으로 돌아가 있는 등 변화가 잦다.

아기가 자기의 몸을 가눌 수 있게 되면서 고개도 편안한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기가 너무 한쪽 방향만 바라보거나 한쪽 방향으로만 잔다면 머리가 눌리는 것뿐 아니라 목과 자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적절한 교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준이는 대부분 왼쪽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오른쪽을 잘 보지 않아 밤잠을 잘 때, 놀이할 때 등 많은 상황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주려고 한다. 모빌을 이준이의 오른쪽 방향에 둔다거나 깊은 잠에 들면 몸 전체를 오른쪽으로 돌려주면서 말이다.


엎드리면 고개를 든다.

 아기가 엎드릴 수 있도록 하면 아기의 등근육이 발달하고 고개를 가누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여 하루에 최소 한 번씩은 아기가 바닥에 엎드린 자세를 취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터미 타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쿠션 위에 아기를 엎어놓았는데, 쿠션의 도움을 받아서 인지 처음 터미 타임을 할 때도 고개를 살짝 드는 모습을 보였던 아기들. 며칠 반복하자 이현이는 쿠션 위에서 고개를 꽤 잘 들고 버틸 수도 있게 되었다. 아직 이준이는 힘들어 하지만.

 쿠션 다음 단계로 바닥에서 터미 타임을 시도해보았다. 양팔을 구부린 상태로 얼굴 옆쪽에 댈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쿠션에서와는 다르게 고개 들기를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이현이는 고개를 들려고 열심히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끙끙 대면서도 어찌나 노력을 하던지 그 모습이 너무 기특해 터미 타임 이후에 많은 칭찬을 해주었다.


"우리 이현이 너무 잘했어!"

터미타임 이현


 더 예뻐졌다.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예뻐 죽겠다. 깜찍하다. 좋다.

아기를 형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그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기는 예쁘다. 처음부터 예뻤고 지금도 여전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물론 내가 낳은 내 아기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리고 아기를 낳아 키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 아기들의 성장이 대견하면서도 아쉽기도 하다. 커가니까. 아직도 작지만 더 작았던 시절을 더 이상 볼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내가 이를 표현하면 엄마는 아기가 커야지 계속 작으면 어떻게 하냐고 한다.

당연하다.

이 상태로 머물러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사실.

하지만 아기의 모든 순간을 놓치기 싫고 간직하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며,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마다 기쁨과 동시에 이전 모습은 잊힐 까 아쉬운 것이 내 마음이다. 언제는 아쉬움이 너무 커져 우울함이 되고 이 감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다독인다. 아쉬움이란 과거의 감정으로 현재 아기들의 예쁜 모습을 놓칠 수 없다고 말이다. 과거는 예쁜 추억으로 남겨두고 현재 아기들의 모습과 성장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봐 줘야겠다. 이 현재를 놓친다면 오늘 또한 과거가 되었을 때 그 과거는 슬플 것이다. 아쉬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아기들과의 현재를 살아가며 많이 예뻐해 주고 기뻐해 주고 나 또한 행복함을 가득 느끼며 보내야겠다.

모든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 그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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