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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Jul 01. 2015

월요일의 영화<행복>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행복을 이야기하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성경의 한 구절.


"하나님, 그들의 그들이 한 행동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모릅니다"


은희(임수정)은 8년 간 희망의 집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입니다. 어느날, 영수(황정민)도 그 집으로 입원을 하게 됩니다. 폐가 40%의 기능 밖에 하지 못하는 여자이며, 부모님이 없는 고아, 8년간 도시와 동떨어져 산 사람. 영수의 희망의 집으로 들어오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은 영화 초반에 충분히 이루어집니다. 반면, 은희에 대한 설명의 거의 없죠. 8년간 살았고, 부모님이 없다는 말은 본인의 입으로 나온 것들이니까요. 감독은 관객의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우길 바랐나 봅니다.


둘은 사랑을 하게 됩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둘이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로맨스 영화에서 나오는 흔하디 흔한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꼭 직접적으로 사랑을 해야 사랑하는 거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지만 전 둘의 관계가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둘의 대사를 볼까요.


은희는 "나 행복하고 싶어"라고 말했고, 초반 황정민과 처음 마주쳤을 때 손거울을 통해 얼굴을 봅니다. 전 그런 말과 행동들이 8년간 눌러왔던 행복에 대한 욕심들이 발아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꼭 그게 황정민이 아니었어도 된 것이죠. 그가 어떤 사람이라며 반한 게 아니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그 느낌이 좋았던 것이죠.


영수의 언행을 볼까요. 영수도 역시 은희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손을 잡고 뽀뽀를 하죠. 아마 도시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분위기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첫느낌만으로 반하는 연애가 어디 오래 갑니까.


영수는 영화 내내 2번의 개새끼라는 말을 듣습니다. 친구에게 한 번, 은희에게 한 번. 영수는 정말 개새끼가 맞아요. 결말을 얘기할 순 없으니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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