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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Aug 20. 2015

나는 왜 영화를 사랑할까

내가 사랑했던 영화 <플랜맨>을 떠올리다가

영화를 제 7의 예술이라고 했었나?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 아무튼 교복을 입고 친구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닐 때, 머리를 어깨가 닿을랑 말랑 길이까지 기른 채 5:5 가르마를 하셨던 미술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다. "영화는 제 7의 예술이다" 제 1의 예술부터 제 6의 예술까지도 말해주셨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10년이 넘게 흘러 스스로 일주일에 한번은 영화관에서 조조티켓을 끊어 혼자 영화를 보는 청년은 생각해본다. 영화가 무엇일까?



영화, 상업적이며 대중적인 예술

난 영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봤다. 주관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미술이나 조각 그리고 건축에 비해 영화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정말 지독하게 상업적으로 만들려면 그 끝을 알 수 없고, 정반대로 아무도 찾지 않을 묘한 영화로 탄생될 수도 있다. 상업적으로 만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닐까?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예술의 목표에 있어서 수익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예술임과 아님을 정하기엔 너무 모호하고 흐릿하다. 



영화, 공동의 예술 활동

공동의 예술작품이라는 점 또한 독특한 특징이다. 영화는 감독만의 예술이 아니고 누구 한 사람만의 예술도 아니다. 작가라는 이름을 미술이나 소설 뒤에 바로 써도 전혀 어색함이 없지만 영화에서만큼은 어색하다. 영화작가? 감독작가? 없다. 그런 말은 없다. 오로지 작가주의 감독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 감독은 감독이고 감독이 작가주의적 성향이 있을 뿐이다. 감독이 온전한 작가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말이 길었다. 난 왜 영화를 이토록 사랑하는 걸까 생각을 해보다가 영화와 다른 예술들의 차이를 생각하는 삼청포로 빠졌다. 영화 <플랜맨>을 보다가 많이도 울었었다. 관객과 평단에게 동시에 외면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현상이 잔인하고 신기했다. 어쩌면 이렇게 대중과 평단에게 혹평을 받으며 동시에 한 사람에게는 명작으로 남을 수 있는 걸까. 정답이 명증하기 않은 모든 것에 사람들은 예술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는 한다. 그래서 영화는 예술인 걸까? 모두에게는 실패했지만 한 사람에게는 성공한 영화. 대중을 위한 대중에게 외면받지만 소수에게 인정받았다. 그 영화는 망한 영화로 기록되겠지. 영화의 아이러니가 참 고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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