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봉이 사라졌다. 마치 아버지처럼.

빙봉과 아버지의 공통성, 부성애

by 김작가

<인사이드 아웃>, 모두 보셨나요?


'애니메이션을 보며 눈물 흘리기'란 덕후의 영역에 있는 자들만 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미안해요. 제가 좀 편견이 있었네요. 만화를 얕잡아 본 건 아니지만 만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물론 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래도 감정이입이 돼야 눈물이 나는데, 만화는 실사는 아니니까 힘들 거라고 생각했죠. 제가 어리석었네요.


정말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었어요. 참느라 엄청 고생했죠. 빙봉과 기쁨이가 함께 탈출하는 장면에서요. 정말 뜬금없게도 아버지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건 어머니일 수도 있고 아버지일 수도 있어요. 사람에 따라 다르죠. 저의 경우엔, 아버지가 제가 타던 두 발 자전거 뒤를 잡아주셨으니까요.


뒤에서 자전거를 밀어주던 아버지

아버지는 자전거를 잡아준다고 말했지만 거짓말이었던 적이 많았어요. 그 거짓말 덕에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혼자 자전거를 탈 수 있죠. 자전거 잡아주기로 상징되는 아버지의 행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취업을 한 지금까지도 아버지는 제가 타고 있는 자전거의 뒤를 잡았다가 놓았다가 하고 계시죠.



그래서 빙봉처럼 갑자기 놓아버릴까봐 무서워져요. 라일리와 함께 놀았던 기억을 수집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빙봉과 아버지의 모습이 수도 없이 교차되기도 했어요. 그저 라일리가 자신을 까먹지 않기를 바랬지만 라일리를 위해서라면 그것마저도 포기할 수 있는 빙봉을 보며 어쩌면 저 상상의 동물은 현실의 아버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며 많이 울었나요? 저는 많이 울었어요. 이렇게 많은 울림을 주는 영화를 보면 영화감독, 배우, 제작사 심지어는 배급사의 이름을 놓치지 않으려 관객들이 모두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곤 합니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나름의 표현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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