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 에세이]
나는 가끔 이렇게 책 냄새를 맡아요
그냥 기분이 좋아서요 기분이 좋을 때도 맡고 맡아도 기분이 좋아져요 그래서 그냥 코를 박고 크게 한번 냄새를 맡죠
정화하는 기분이 든달까요 더러운 냄새를 너무 많이 많았으니까요
책은 나보다 착해요 좋아요 내거라서 좋아요
언젠가 카페에서 잡지를 스르륵 넘기다가 잉크냄새인지 종이냄새인지를 '훅'하고 맡은 적이 있었다. 그 특유의 잡지냄새가 있다. 그래서 밥을 먹기 전 사진을 찍는 것처럼 잡지를 읽기 전, 냄새를 한 번 맡고 읽기 시작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 냄새를 맡으면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 몰라도 그게 책이고 잡지라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좋은 냄새가 나서 좋다. 자신의 남자친구에게서 나는 살냄새가 좋다고 말했던 어떤 사람이 생각났다.
그때 생각했다. 살냄새라는 건 스스로는 맡을 수 없구나. 반드시 누군가가 맡아주어야 하는 거구나. 그럼 평생 혼자 살 생각이라면 내 살냄새가 좋은지 고약한지 알 수 없겠구나.
내 피부에서 나는 냄새가 뭔지 모른다. 누군가는 좋은 냄새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내 코는 그 냄새를 맡지 못한다. 인터넷 기사에서 아날로그 향기를 느낄 수 없는 건 말그대로 향기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난 책과 잡지가 내는 향기를 맡아주고 싶다. 내게 그런 향기가 밸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