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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May 15. 2016

짝사랑, 하고 있나요?

<나의 소녀시대>, 말랑말랑 알콩달콩 콩닥콩닥

지금도 짝사랑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 '짝사랑'이라는 키워드는 그리 환영받는 주제는 아닐 것 같다.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이고, 수많은 생각을 일으키는 그런 단어니까. 그럼에도 짝사랑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짝사랑 한 번 안 해본 사람은 없기 때문이겠지.

우리는 각자 마음 속에 아름다운(그 사람 입장에서는) 짝사랑 소설 한 편씩 가지고 있다. <나의 소녀시대>는 그 짝사랑소설의 해피엔딩 버전이다. '아니 해피엔딩이라고? 이 양반이 스포하지마.'라고 생각하고 있나. 포스터만 봐도 핑크빛이 낭낭한데, 설마 새드엔딩을 아니겠지요.

<나의 소녀시대>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직장 생활에 지친 여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면서(울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포스터는 일본스러운데 배경은 대만이다. 필자는 배우가 대사를 하기 전까지 일본 영화인 줄 알았다. 20년 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니 복고적 요소가 있다. 한국영화 <써니>를 재밌게 봤던 관객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당시의 문화들, 친구의 혈액형이나 좋아하는 사람 등 정보를 적은 '신상자료'라는 다이어리 문화가 옛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른게 만든다. (ABC-AAA 이런 걸로 궁합 많이 봤는데) 

영화 전개는 굉장히 극적이다. 하지만 억지스럽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영화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만화적이기 때문이다. 연기와 캐릭터가 과장되어있다. 우연성도 DMZ 지뢰밭처럼 사방팔방에 심어놓았다. 그래서 한국의 옛 청춘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만화를 본다는 심정으로 마음을 열고 본다면 크게 거부감 없을 것 같다. 정말 귀여운 린저신(송운하)과 잘생긴 쉬타이위(왕대륙)의 케미는 보는 것만으로도 정화되는 것 같다. 녹초가 된 직장인이 이 영화를 본다면 말랑말랑해진 상태로 영화관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첫사랑이 생각나고, 짝사랑이 하고 싶어질 것.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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