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맑음

2016년 08년 17일

by 김작가

어제는 하늘이 밝지 않았다. 하늘이 밝지 않은 것을 누구에게 탓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지만 생각은 자유니 나는 구름 탓을 하고 하늘 탓을 하련다 생각했다. 날씨가 덥기 때문일까 사람들의 성질은 더 고약해졌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와 어깨가 부딪힌 아주머니는 할수있는대로 인상을 쓰며 "아 진짜 눈을 어디다가 두고 다니는 거야"라고 큰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더운 날은 시민 한 명 한 명이 각자 성냥깨비가 되어 불을 지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건드려만봐! 바로 불타버릴거야!'라고 눈, 코, 입에 써놓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는 게 스포츠다'라는 어떤 스포츠 브랜드의 문구보다는 덜하지만 나도 생활이 스포츠이기는 하다. 내겐 걷는 게 유일한 스포츠 활동이라 걷지 않으면 중요한 일과를 마치지 못한 것처럼 찜찜하게 잠들게 된다. 사실 산책이 취미라기 보다는 산책을 하며 병행하는 사색활동을 즐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설명이다. 가을의 기분좋은 쌀쌀함이 사색하기엔 딱 좋은 날씨인데, 요즘 같이 35도를 가볍게 웃도는 날씨는 얼굴이 사색이 되는 날씨다. 더위에 사고가 정지된다.


흐린 날이 계속되고 있다. 구름이 잔뜩 낀 기분은 햇살을 감추고 있다. 분명 햇살이 있는데,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흐린 날이 지나가겠지, 생각해보지만 기우제가 한낱 기우쇼에 불과하듯 해를 뜨게 하기 위한 방법은 없다. 장마가 그치질 기다리고 있다.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부터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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