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적응하고 있어요
조용하고 차갑다. 아침은 언제나 그렇다. 어른이 되어도 직장인의 아침은 여전히 내게 익숙치 않다. 앞으로도 편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나의 아버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했다. 두 아들이 잠에서 깰까봐 조심히 씻고 조용히 나갔다. 아버지는 부지런했고 책임감이 넘쳤다. 당신의 출근 준비 소리에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언제나 난 자는 척했다. 누워서 실눈을 뜨고 뒷모습이나 발뒷꿈치를 봤다.
그때 난 어렸으니 아무 생각이 없었고, 보이는 건 당연한 것뿐이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는 아버지였고, 직장인이었으니, 내게 아버지는 원래 그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나이가 마흔이었으니 그때도 당신은 아버지로서의 삶과 노동자로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었겠지.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겠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지. 얼마 전 아버지한테 갖고 싶은 게 없냐고 물어봤다. 아버지는 갖고 싶은 건 많은데 네가 사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비싸서 못 사주는 거라고 했다.
비싸서 내가 사주지 못하는 것, 그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말이 없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른 아침 아버지의 뒷모습엔 분명 걱정거리가 있었을 텐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을 것 같다. 너무 무거워서, 아무도 들어줄 수 없어서 혼자 짊어지다가 밤엔 잠들고, 또 출근을 하셨겠지. 난 언제쯤 당신의 손을 잡아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