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이고 필연적인 꼬임에 대하여

by 김작가


정기적이고 필연적인 꼬임에 대하여

이어폰을 주머니에 구겨 넣었을 땐 어느 정도 감수한다. 나중에 이 녀석을 꺼냈을 때, 어느 정도 꼬여있을 거라고.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한다. 이어폰 줄이 꼬이는 건 필연적이다. 이유는 알 수 없어도 사건은 정기적으로 반복된다.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꼬임들도 그렇다. 이어폰은 좁은 공간에 있으면 꼬일 수밖에 없고, 사람 역시 공간을 공유하며 부딪히다 보면 그렇게 되어버린다. 예방법은 없고, 해결책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성실하게 푸는 것뿐. 꼬여있는 두 사람이 만나 술을 마셨다. 꼬인 줄을 풀기 위해 둘이 힘을 합치면 오히려 상황만 악화되곤 한다. 앞의 친구가 천천히 풀 수 있게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이 줄은 며칠이 지나면 또 꼬이겠지만, 또 풀면 되니까,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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