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냄새

by 김작가

좋은 냄새

언젠가 친구L이 느닷없이 자신의 살냄새를 자랑했다(이런 것도 자랑할 수 있나?). 그 친구는 자신의 살냄새가 다른 사람보다 좋다며 한번 맡아볼 것을 권유하며, 내 코 앞에 팔뚝을 갖다 놓았다. “음, 뭔가 아기 냄새 같기는 하네.” 그런데 본인은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아쉬워하지 마!)

어디서 좋은 냄새가 난다. 주변의 믿을 만한 사람들은 그 냄새가 나에게서 나는 냄새라고 하지만 난 아직 맡지 못했다. 나도 모르는 나의 미래를 예감하다니, 친구들은 능력자다. 그리고 그들을 믿기 때문에 그들의 직감 역시 믿는다.

새로운 시작이 유난히 많은 한 주였다. 한 친구는 결혼을 했고, 다른 친구는 이직을 위해 준비 중이고, 또 다른 친구는 연애를 시작했다. 아, 아이폰6로 2년 만에 기기변경을 한 친구도 있다. 나는?

난 처음으로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가평 수제 맥주 축제. 서울을 벗어나기 싫어하는 기질을 억누르고 친구와 다녀왔다. 가평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고, 호수 앞에서 이런저런 나눈 얘기는 참 좋았다. '난 장거리 여행은 싫어'라고 말하는 내 안의 내가 부서졌다.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보니, '처음'이라는 단어를 쓴 일도 오랜만이었다. 이외에도 같은 영화 세 번 보기, 영화관에서 대만영화 보기 등 처음이라는 단어로 꼭꼭 채워나간 최근 7일은 벌써 5월임에도 마음만은 1월로 돌려놓았다. 시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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