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록3
1. 지난주 나는 이러다 로마가 망했구나 싶을 정도로 놀았다.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월요일 아침이었고 다신 한 주에 약속을 4개 이상 잡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이번 주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보통은 내가 약속을 먼저 잡거나 누군가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는데 이번 주에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쉬었다. 취업을 준비하던 몇 개월 전처럼 CGV-집-할리스만 갔다. 플러그 2개가 달린 할리스 카페 창가에 앉아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왜 속상하게 시간은 잘만 갈까'생각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인생에 대해 가르치는 어떤 남자의 훈계를 엿듣다가 해가 떨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몇 달 동안 친구들과 병적으로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씻은 듯이 증세가 사라졌다. 이유가 뭘까.
2. 서울의 한 출판사에서 일을 하다가 거창으로 귀향한 친구가 있다. 서울은 자신과 맞지 않다며 양갈비에 소주를 마지막으로 얼굴은 보지 못한 친구. 그 친구가 거창에 놀러 오라는데 너무 멀지 않나. 친구는 보고 싶은데 너무 멀다.
3. <주토피아>를 봤다. ‘여우와 토끼의 언어가 다른데 어떻게 대화를 하지’ 생각했다가 너무 영양가 없는 고민인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가끔 내 생각은 내가 하는 것 같지 않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