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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만 할 순 없잖아요

by 김작가

좋아만 할 순 없잖아요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전원 버튼을 누른다. 세제를 넣고, 섬유유연제를 넣는다.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가루와 액체는 스스로 녹아 사라질 예정이다. 빨래를 하며 쓸데없이 '친구'를 생각해본다. 내게는 때를 빼주는 세제 같은 친구가 있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피존 같은 친구가 여전히 있을까. 두 명이 떠올랐다. 난 그들에게 피존 같은 사람일까, 세제 같은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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