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 픽미 픽미업
날씨가 좋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러 가기 좋은 날씨라고 말하지만, 비관주의나 냉소주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나 같은 부류는 죽기 좋은 날씨라고 말한다. 발 디디고 있는 땅에 미련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어서 죽지 않을 뿐, 살고 싶어서 사는 건 아니니까.
유독 안주거리가 많이 쌓였던 이번 주, 주말에 만날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위해 안주를 맘 속에 쟁여두었다. 주말에 모여 서로의 씹을 거리를 본 친구들은 서로의 크기나 무게를 재지 않았다. 서로의 힘듦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힘듦에는 경중이 없다는 것을 안다는 것, 이게 어른이 되는 건지, 늙어가는 건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