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중요한 공지
에헴에헴,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남은 올해 하고 싶은 말 중 가장 전하고 싶었던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1. 2018년 3월 31일은 저의 생일입니다. 3월 31일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던 날이기도 합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말했던 철학자 데카르트가 태어났던 날이기도 하고, 2017년 3월 31일에는 박근혜가 구속된 날이기도 합니다.(노홍철 생일도 3월 31일이자만 역사적이지 않으니까 패스)
2. 작년에는 누가 과연 나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카카오톡에 등록된 생일 알림을 끄고, 페이스북에는 생일을 변경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1명이었나 2명에게 축하 전화를 받았고, 오후쯤 정신을 차린 저는 뒤늦게 알림을 켰지만 이미 늦었고, 내년에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명의 이기는 누려야 제맛. 덕분에 생일 축하 자리는 한 두개씩 잡히고 있습니다. 늦지 않게 예약해주세요. 맛있는 걸 사주지 않아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정말요. 인생 뭐 있나요. 욕심쟁이들은 질렸어요)
3. 고등학교 3학년 때 박 모 선생님과 진로 상담을 했습니다. 저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선생님은 소설은 나중에 쓰고 일단 다른 걸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저도 깊게 고민해본 결정이 아니어서 네네 하고 말았습니다. 그땐 왜 소설가를 적었는지 모르겠어요.(소설을 읽을 적이 없었거든요) 12년이 흐르고, 지금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이 장편소설은 아마도 6월에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2월부터 스토리를 생각했고 1월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오늘 1차 탈고를 했습니다. 일단은 쓰고 싶은 소설을 쓰게 되고 기쁘다는 게 첫번째. 그 안에는 돌아이도 있고, 천사도 있고 악마도 있지만, 이유없이 그렇게 된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그냥 쓰고 싶은 소설을 썼어요. 제가 좋아하는 잡지라는 것에 대해서.
4. 계획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편이라, 사소한 것 모두 캘린더에 적어놓는 버릇이 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 편인데, 정말 심했을 때는 "K에게 연락할 계획 잡기"라는 일정도 입력해놓았어요. 계획할 것을 계획하다니 정말 중증입니다. 3번에서 말했듯이 올해초부터 소설을 쓰게 되어 많은 약속들이 미뤄졌습니다. 퇴근하면 매일 저녁 노트북에서 앉아서 1페이지라도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요. 그래서 4월은 약속의 달로 정했습니다. 너한테 댓글로, 카톡으로 '한번 봐요'했던 사람들 모두 연락하고 만날 계획입니다. 정말 봄이네요.
5. 이게 사실 가장 핵심인데, 직장을 옮겼습니다. 아마 저의 관심사를 좀 더 면밀히 아는 사람이라면 잡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텐데, 이번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연극 등 공연 문화를 다루는 씬플레이빌에서 4월부터 일하게 되었습니다. 종로 3가역 부근에 있으면 시간이 되면 점심 같이 먹어요.
6. 사람이 어떻게 이벤트 없이 살 수 있겠습니까. 올해 예정된 이벤트로는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홍대CGV에서 동시간대에 따로 보고 끝나고 술마시면서 수다떨기가 있고, 그게 반응이 좋으면 다른 영화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친한 친구는 고향으로 내려가고 저는 서울을 벗어날 수가 없는데, 이왕 서울에 사는 거 재밌게 살아야죠.(이건 이미 예약자 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