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에는 당연히 출근해야지!
벽간소음1: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싫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몇번있다. 벽 하나를 두고 사는 옆집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아마도 그 사람은 뮤지컬학과 사람인 것 같다. 노래를 꽤 잘 부르고 고음을 거뜬히 소화하며 주로 부르는 노래가 나얼이나 십센치 같은 노래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실력이라도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는 소음이다. 나는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십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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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간소음2: 두번째 경우는 복도를 사이에 둔 건너편 방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릴 때다. 그 남자는 혼자 사는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매일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로 떠드는 시간은 밤12시부터 새벽 2시까지인데, 대화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분되어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죽이라거나 죽었다는 말을 쓸 일은 일상 생활에서는 없으니까. 아마도 배틀그라운드일 것 같지만, 그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그 사람은 문 옆에 컴퓨터를 설치해놓고 밤마다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빌라의 방음이 이렇게 취약한 지 3년이 되고서야 알았다. 그동안 1층에 사는 거주민들이 조용했던 덕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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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나는 느긋하게도 건넛집 사람의 소음을 들으며 ‘기준’에 대해서 생각했다. 저 사람의 기준은 아마도 밤 12시에 맞춰줘있겠지. 신나게 친구와 팀플레이로 게임을 하는 그 순간이 하루의 중심이지 않을까. 사람마다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 다르다. 일주일 단위로 운영되는 웹진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이 7일로 맞춰져있었다. 월요일은 느긋했고, 금요일로 갈수록 바빴다. 월간지는 첫 2주는 여유롭고 나머지 1주는 바쁜 편이고, 마지막 주는 매일 야근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약속은 네번째 주를 피해서 잡는 편이고, 그 순간만을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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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대학생일 때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강의를 듣는 시간을 기다렸었다는 것. 그게 기준이었을 땐 그 날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것 같은데. 지금 나는 오로지 일 중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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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감이 3일 남았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당연히 출근이다. 아침 일찍 출근할 필요는 없지만, 리듬을 깨기 싫어서 평일처럼 출근하기로 한다. 늦게 출근하면 일하기 싫어질까봐. 내 기분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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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MI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다. 내가 기획하고 취재하고 글쓰고 직접 일러스트까지 그린 아이템이다. 1차 편집본을 보니 생각보다 귀엽게 잘 나왔다. 일러스트 비기너도 작업할 수 있게 해준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과 프로크리에이트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