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웃음소리가 특이한 사람이었다. 카페의 음악이 바뀔 때마다 비트에 몸을 맡기고 고개와 어깨로 박자를 타는 일행 중 한 명. 그 남자는 흐허헉 흐허헉 흐허헉 흐허헉 이렇게 웃었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네 번 정도 웃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해졌다. 소설에 빠지려다가 웃음소리를 듣고 빠져나오기를 반복하자 카페를 나가야 하나 싶었다.
2. TOJUKI TONYA 그라탕그릇을 받았다. 발뮤다 웹진 런칭 기념 이벤트 당첨 선물이었다. 나도 모르는 택배가 왔었고, 보낸 이에 발뮤다라고 적힌 것을 보고 그때서야 알았다. 오븐용 그릇이라데, 내겐 오븐이 없어서 특별한 용도를 위해 이 그릇을 쓸 일은 없어보인다. 오늘처럼 떡볶이를 담아 먹거나, 가라아게를 담아 먹거나 하면 되겠지. 그라탕그릇답게 길이가 길어서 노트북 앞에 놓고 먹기에 편했다. 전에 쓰던 둥근 그릇을 쓸 때는 밥 먹기 전에 책상 위에 올려진 물건들을 한쪽으로 밀어놓아야 했다. 널브러진 책을 하나로 높게 쌓았다. 이 그라탕 그릇은 지금 내게 딱 맞다.
3.일할 때만 일하고 싶다. 왜 일하지 않는 주말에도 머리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불행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