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저널리즘인가?
이수민 열애설마저 소비한 연예매체는 언론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보고도 믿기 힘든 말들이 하루 종일 기사로 만들어졌다.
-'열애설' 이수민 임성진 #시험기간 #오빠동생 #2차부인
-[종합] 이수민 임성진 열애 부인 ->스티커사진 포착 -> "친한 사이" 해명
각각 많이 본 뉴스 1위와 3위에 올라가는 기사다.(오후 10시 16분 기준)
첫 번째 기사는 12만 명이 클릭했으며 2번째 기사는 10만 명이 클릭했다.
첫 번째 기사를 쓴 ㅇㅇㅇ 기자와 두 번째 기사를 쓴 ㅇㅇㅇ 기자에게 묻고 싶다.
이 기사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기사인가.
연예인의 열애설을 보도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개인과 개인의 사랑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전 국민이 알아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연예매체는 알 권리와 무관한 기사를 쓰니 토 달지 않겠다.
그래. 열애설 보도할 수 있지.
이수민은 이제 18살이 된 고등학생이다. SNS를 통해 "아닙니다. 이런 글은 이제 멈춰주세요." 호소하기도 했다. 스티커 사진이 나왔다는 것밖에 모르는 언론은 자신들의 질적인 무능력을 양적으로 덮기라도 하려는 듯 같은 기사를 쓰고, 이때다 싶어 이수민 근황을 기사화시킨다. 그리고 하는 말은 "아직 18살밖에 안된 이수민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성장통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OSEN ㅇㅇㅇ 기자의 말이다.
난 연예매체 기자들의 황색 저널리즘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웬만해서는 비판하지 않았지만, 오늘의 이 일은 지나치고 또 지나치다. 오늘 열애설에서 드러난 것은 이수민과 임성진이 친하게 찍은 사진이 나왔고, 본인은 부인했다는 것이다. 추가로 보도하고 싶으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말하면 된다. 그게 과연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들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고, 공황장애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밝혔을 때, 연예매체에서는 단 한 번의 사과라도 했었나? 연예인이면 당연히 겪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건가.
스스로에게 물어봐라. 본인은 언론사에 일하는 기자로서 "당연한 것들"을 얼마나 지키며 일했는지. 직업윤리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했는지, 연예계의 생태계를 더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기사를 썼는지 자문해봐라.
본인들이 아직 18살밖에 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얼마나 쓰레기 같은 짓을 했는지 명심했으면 좋겠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말하면서 펜을 칼처럼 휘두르는 것이 오늘날의 연예 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