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가 Oct 21. 2018

여행에 대한 나의 근황과 변화들

사진설명: 이 사진을 별로 올리고 싶진 않았는데, 부산여행 중에 찍은 사진이 이것 밖에 없다.

.

나는 소개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오해를 많이 받는다.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요?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데요?" 근데 사실이다.

.

내가 왜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다.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뭐든 안 해보면 재미없으니까. 여행뿐만이 아니다. 내가 시골에서 자란 탓에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이라고는 영화 보기와 티비보기였고, 성장환경부터 형성된 취미활동은 어른이 되어서도 강하게 이어졌다.

.

그런데 3주전인가 2주전인가. 친구y와 부산국제영화제에 같이 다녀왔다. 겨우 1박2일이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와서 여행의 몇몇 장면들이 계속 생각이 나는 거다. 예를 들면, 창 밖에는 조명이 넘실거리고, 음소거된 파도가 해변가로 밀려오는 풍경, 그리고 우리의 테이블 앞에 놓인 회, 매운탕, 소주! 그리고 의견은 달라도 끝이 없는 영화 얘기. 아..나는 영화 얘기를 할 때가 너무 재미있다. 영화가 선생이었으니까. 아무튼 계속 생각이 나더라. 나는 어쩌면 이게 여행의 매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에 여행을 갈 때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음..생각해보니 제주도에 여행갔을 때도 친구랑 갔는데, 편의점에서 게하 친구들과 술마시던 게 제일 좋았고, 홍콩에서도 아는 형과 맥주마시는 순간이 제일 좋았는데, 그냥 나는 술을 좋아하는 건가.

.

하지만 술을 마시기까지의 과정들이 생략되어버린다면 맛도 달랐을 것 같다. 기차를 타고 영화를 보고 광안리로 가는 과정이 술을 담그는 과정이었다.

.

다음에는 안동에 가서 안동간고등어, 안동찜닭, 헛제삿밥 그리고 안동소주를 먹어야겠다. 아니면 경주에 가서 경주법주. 아니면 일본에서 사케를...

파티원 구합니다.

.

단점이 있다면 부산을 다녀온 이후로 일상이 조금 지루해졌는데, 이래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여행을 가는 건 아닐까 싶다. 악순환...? 선순환...?

#여행스타그램 #부산국제영화제 #부산 #광안리 #경주 #안동 #교토

작가의 이전글 이것도 저널리즘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