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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Jul 14. 2018

권장량을 넘어선 수치

영화일기 <서버비콘>

스포일러 있음


<서버비콘>은 "우연"이라는 단어로 모든 시퀀스들을 하나씩 꿰어놓았다.

백인만 사는 중산층 마을에 이사 온 흑인 가족. 그리고 벌어진 살인사건.

범인의 얼굴을 확인한 아들 닉키

부적절한 관계를 목격한 아들 닉키

교통사고를 당한 살인범

독을 탄 빵과 우유를 먹은 아버지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에 의한 사건들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적당한 우연은 관객들을 더 흥분하게 한다.

"하필이면 저럴 수가!" "어떻게 저런 일이!"

하지만 잦은 우연은 인상을 찌뿌리게 한다.

보험조사원은 사기의 냄새를 "우연의 일치"를 통해 맡는다고 한다.

하나 정도는 그럴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우연은 사기냄새를 풍긴다며.

<서버비콘>이 그렇다.

시퀀시가 오밀조밀하게 이어붙지 못한 채 우연으로 억지로 붙여놓은 것 같다.

2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작은 부분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닉키가 침대 아래에 숨었을 때, 벌어지는 액션이나 아빠가 독이 든 빵을 먹는 장면.

그것을 스타일리시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엮이지 않고 산재해있는 것 같다.

이 영화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인종차별에 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 서버비콘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과 살인사건이 잘 맞물리지 않는 느낌이다. 장면 전환이 될 때마다 흐름이 깨지는 기분은 그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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