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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Jul 31. 2018

로맨스 로드무비 <빅식>

김해경 : 영화일기

<빅식>은 여타 로맨스영화와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


쿠마일과 에밀리가 사랑하는 얘기처럼 보이지만, 영화에서 둘의 사랑은 비중이 많지 않으며, 주된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주인공이 영화에서 이렇게 오래 누워있어도 주연이라고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침대에 누워있는(베드씬) 장면이 오래 지속된다.


그 시간 동안 남주인공 쿠마일은 혼자서 고민도 하고, 낯선 사람과 뜻하지 않게 동행도 하고, 그들과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가 친해지기도 했다가 결국엔 헤어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러니 <빅식>은 일반적인 로맨스영화보다는 로드무비에 가까운 영화처럼 보인다. 낯선 지역을 여행하며 자기가 떠나온 것을 떠올리고(전통을 중시하는 가족),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에밀리의 가족), 그리고 그들은 공동의 목표 아래 모였으며(에밀리의 회복), 그것이 끝나자 그들은 헤어진다.


쿠마일과 에밀리의 사랑은 쿠마일이 여행을 하게 만든 동기일 뿐, 영화 전반에 걸친 메세지는 아니다.


많은 로드무비에서 그렇듯 쿠마일은 떠난 것이 아니라 떠밀려졌다.

파키스탄의 전통, 가족의 보수적인 전통 안에서 숨쉴 수 없어서 떠났다.

떠난 이유를 에밀리에 대한 사랑, 단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쿠마일을 옥죄는 건 사랑에 반대하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전통의 굴레에 가두는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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