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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Oct 03. 2018

악당보다 착한, 영웅보다 잔인한

<베놈> 리뷰  내 친구 베놈을 소개합니다

<베놈>을 보기 전에 친구L에게 그런 소문을 들었다.

"야, <베놈>이 망작이래. 그래서 시사회했는데도 평점 하나도 안 올라오는거래."

글쎄. 검색해보니 해외의 트위터이용자는 베놈이 재미없다고 말하고, 관련 뉴스 댓글에는 <고스트라이더>급으로 망했다고 하더라를 들었다고 적어놓았더라.

글쎄. 난 인터넷에 떠도는 실체 없는 말들은 믿지 않는 편이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는 게 e세상이니까.

그래서 개봉일 1회차에 보고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우린 마블 시리즈를 보면서 히어로무비는 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착각이다. 마블이 있기 전에 수많은 히어로무비가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으며, 시리즈로 제작되지 못하고 캐릭터만 선보이고 장기 은퇴가 영웅들도 많다. 난 그 영화들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마블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 <어벤져스>라는 공동의 목표가 없었다면 <블랙팬서>나 <앤트맨>뿐만 아니라 <토르>도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 영화들이 재미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어벤져스를 줄거리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는 걸 볼모로 잡고 있었기에 보게 된 관객이 상당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에디 브룩은 대기업 비리를 캐다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를 만난다.

<베놈>의 에디 브룩과 베놈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신선하다는 것, 선과 악의 경계에 있다는 것이 그렇다. 처음 베놈은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생명체로 존재하지만, 곧 동질감을 느끼는 숙주 에디브룩에게 흥미를 느끼고, 지구를 파괴할 계획을 거둔다. 베놈 역시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루저였고, 에디 브룩 역시 외골수 루저이기 때문이다.


잔인하고 어두운 고어물이나 호러물을 기대한 관객들도 있겠지만, 지금의 <베놈>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강한 힘을 지녔지만 배가 고프면 인간을 잡아먹는 충동적인 베놈 그리고 정의를 지키는 기자 에디 브룩. 힘과 지성의 조합이라, 어디서 많이 본 모습 아닌가. <베놈>은 버디무비처럼 보인다.


"안돼, 저 사람은 착한 사람이야, 먹지마!"(에디) "알겠어"(베놈)

"제 몸에 기생충이 있어서요." '기생충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 "그냥 애칭이라고 생각해줘."


공포스러웠던 베놈과 에디의 만남은 후반으로 갈수록 꽤 재미있어진다. 완벽한 콤비플레이를 보여주는 액션과 대화의 합은 친한 두 친구를 지켜보는 것처럼 웃음이 난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헤어지는 에디의 여자친구의 감정선이 조금 더 디테일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구 정복에서 마음을 바꾸는 베놈의 마음 역시 조금 더 친절했다면 아쉽지 않았을 것 같다. 대사 하나로 복잡한 감정을 설명하려다보니 의문이 남을 수 있는 부분처럼 느껴졌다.


p.s. 쿠키는 1개. 에디가 교도소를 방문하고 '레드'라고 불리우는 인물을 만나게 되고 끝이 난다.


p.s. 올해 할로윈에는 베놈 마스크가 인기를 얻지 않을까.


p.s. 톰 하디가 마스크 쓰면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다는 공식은 또 다시 증명될 것 같다. 베놈이 무슨 마스크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에서도 이를 알려주려는 듯 톰하디가 말한다.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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