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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Dec 06. 2018

<모털 엔진> 크고 요란한 엔진

괜찮은 세계, 잘못된 방향 <모털엔진> 영화 리뷰

스포일러 있음


이번 주에 볼 만한 개봉작은 <도어락>과 <모털엔진> 밖에 없다. 무서운 영화를 못 본다면 선택권은 <모털엔진> 밖에 없다. 슬픈 상황이다. 이 영화는 음...

.

음...

.

일단 줄거리부터.

떄는 60분 전쟁으로 지구가 황폐해진 미래의 어떤 시기. 60분 전쟁이 뭐냐면, 양자역학(또 양자역학이냐)으로 서로 투닥투닥대다가 모조리 파괴된 전쟁이라고 한다. 그 시기 이후로 도시들은 엔진을 달고 이동하면서 다니는데 런던이라는 도시가 제일 강력한 도시. 이 녀석은 작은 도시들을 사냥하면서 그 도시를 연료삼아 또 움직인다. 그리고 주인공 헤스터 쇼는 런던 지배자의 꿍꿍이를 막을 비밀을 가진 사람이다.

.

확실히 장담할 수 있는 건 보는 재미. 영화의 감독은 <아바타>의 미술감독이었나 CG감독인가 그렇다. 내가 8천원 내고 이렇게 어마어마한 CG를 보는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긴 화려하다. 세계관도 재미있고, 중간중간에 미니언즈가 미국의 신인 것처럼 나오는 등 웃긴 부분도 있는데, 쓸데 없는 부분이 좀 있다. 아니 좀 있다고 할 필요 없이 슈라이카라는 인물만 없었으면 그래도 이 영화는 어느정도 호평을 받았을 것 같은데, 메인 빌런과 주인공의 대결구도가 상당히 취약하고, 그 중간에는 슈라이카라는 부활군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와의 이야기가 헛웃음이 나올 정도 "도대체 얘는 왜 이러는 거야..." 목구멍까지 이 말이 나왔다.


문제의 슈라이카. 이 인물에 대한 설명오 너무 부족하다.


슈라이카라는 인물과 헤스터 쇼의 관계는 양아버지와 딸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8살에 들판에서 죽을 뻔했던 걸 슈라이카가 거두었기 때문에. 그런 설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처음 슈라이카가 등장했을 때 "헤스터 쇼를 만나면 죽여버리겠어!!"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그 이유가 헤스터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 로봇(?)으로 다시 태어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몰래 집을 빠져나가 엄마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를 하러 갔기 때문. 너무나 사소한 이유 하나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이 영화 중반을 차지하며 긴장감이 사라졌다.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슈라이카 때문에 헤스터는 자신이 톰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지만 꼭 슈라이카와의 갈등을 통해 성장할 필요는 없었다.


피터 잭슨의 영화라고 홍보를 하고 있던데, 어디까지나 제작일 뿐이다. 제작자가 영화를 연출하는 것도 아니고 대본을 쓰는 것도 아니다. 아니면 피터 잭슨도 한물 간 거일 수 도있고.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건 안나 팽은 내 눈에만 멋있지 않은 건가. 멋있지 않은 캐릭터가 너무 멋으 부려서 서양인의 눈에는 역시 다른가 싶기도 하고..너무 홍진경이 생각나서 그런가. 외모를 가지고 뭐라 하는 건 좋지 않지만, 연기로 관객들을 설득한다고 할 때의 '연기'에는 보여지는 이미지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하는 말이다. 영화 속 안나 팽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과연 맞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크고 요란하다고 말했지만, 이건 무조건 비추천한다는 뜻은 아니다. 크고 요란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톰과 헤스터 쇼의 캐릭터 및 케미가 좋아서 후속편도 기대가 되긴 하는데, 엔딩을 보니 후속을 염두해둔 것 같긴 하다. 우선은 영화가 성공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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