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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Feb 08. 2019

<알리타>의 역동적인 몸짓

[영화 리뷰]역대급 액션 영화가 탄생했다

범죄액션, 스릴러어드벤쳐, 로맨스호러...

아무리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게 요즘의 영화라고는 하지만, 제 1장르와 제 2장르는 있는 법이다. 왼손으로 거들 뿐이라는 명언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제 2장르는 거들 뿐이다. 넘치면 애매해진다. 최근 영화 중에는 <뺑반>이 그랬다. 영화를 보기로 한 관객 중에는 줄거리를 잘 모른 채 시간이 맞고, 익숙한 배우가 나오고(공효진, 류준열), 포스터의 분위기와 카피를 보니 재미있어보여서 고르는 사람이 많다. <뺑반>의 포스터에는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있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디자인은 "이 영화를 보면 당신은 경찰들의 시원한 액션을 볼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는 철저히 그 기대를 배신했고, 지금은 설날 특수효과로 100만을 겨우 넘었을 뿐이다. 서론이 길었다. <뺑반>이야기를 한 이유는 잘만든 영화가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장르에 대한 기본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알리타>는 굉장히 잘 만든 영화다.



<아바타> 제작진이 만들었어요의 뜻 = 우리 CG 잘해요
훌륭하다. 주인공 알리타는 사이보그 인간으로 온 몸이 CG인데, 얼굴 피부와 머리카락은 인간을 닮았다. 영화 초반부터 알리타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컷이 많은데, 제작진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CG인간은 주변의 사람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하며,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큰 눈을 가진 알리타의 디자인 역시 만족스러웠다. 진정한 만찢.


알리타는 뇌만 인간이며 나머지는 모두 기계다


<알리타>의 장르는 SF액션
원작이 따로 있기에 <알리타>의 세계관에 대해서 영화가 훌륭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계 인간과 인간들이 어울려 사는 세계에서 벌어질 만한 딜레마가 잘 드러났다. 사이보그 인간이라고 하면 드는 궁금증들, 예를 들면, '사랑을 느낄까?' '감정이 있을까?' 같은 질문들을 영화 초반에 알리타가 강아지를 보고 귀여워하거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길거리를 다니고, 반항을 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는 데, 이런 것들을 충분히 보여줌으로써 사이보그는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설득시킨다.

영화 속 세계는 대추락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추락은 공중에 떠있던 도시들이 바닥으로 추락한 뒤 자렘이라는 한 도시만 유일하게 공중에 남은 사건이다. 자렘은 부유하고, 고귀하고, 우수한 것으로 묘사된다면 아래에 있는 고철 도시는 가난하고,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곳으로 그려진다. 이런 수직적인 설정 자체가 이제는 흔하다. 위와 아래로 구분되어있고, 지배자와 피지배가로 분류되며 피지배자의 어떤 사람이 결국 지배층을 무너뜨린다는 이야기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원작이 나왔을 때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공을 빼앗으며 레이스를 펼치는 '모터볼' 경기에 출전한 알리타

가장 칭찬하고 싶었던 장면은 액션씬이다. 조폭이 등장하거나 경찰이 등장해서 선보이는 싸움씬과는 전혀 다르다. 그 차이를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알리타>의 액션을 보고 에디터는 감격했다고 밝힌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알리타는 사이보그 인간이므로 운동능력이 일반 인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점프력, 운동신경, 속도 등등. 훌륭한 신체능력으로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굉장히 역동적이었다. 영화 초반에는 발과 주먹으로만 공격하던 패턴에서 후반부로 가서는 칼도 함께 쓰는 방식으로 연출하는데, 그런 변화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또, 알리타와 싸우는 적들이 대부분 기계(이건 정말 기계, 얼굴만 인간이다)이기 때문에, 칼로 베어지며 단면이 드러나는 쾌감이나 부품이 산산조각 나는 짜릿함이 있었다. 고철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총을 소유할 수 없다는 법이 있어서 이런 액션이 가능했다. 최고의 장면은 알리타의 모터볼 경기. 횡에서 종으로, 전진에서 후진으로 방향을 수없이 바꿔가는 장면들에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헌터워리어 술집에서의 집단 난투 장면 역시 좋았다.


몇가지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콕 집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선택에 대해 의아하긴 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었으니까. 또, 잘 만든 영화의 단점을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헌터 워리어가 몇명 소개된 장면이 있었는데, 그들의 액션이 조금만 더 다양하게 보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헬하운드를 다루는 헌터워리어는 <알리타2>에 더 많은 분량으로 등장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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