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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Feb 03. 2019

나른함, 위로, 재즈, 애쉬락

애쉬락 인터뷰

비가 내리면 날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게을러지곤 한다. 애쉬락(Ashrock)의 음악에는 그와 같은 나른한 분위기가 담겨 있다. 노래는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만 게을러지는 건 어떠냐고 속삭인다. 가사 속에는 회색 구름을 보며 빈둥대는 사람이 있고(‘Rainzy’),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근데 이 정도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이 있다(‘뭐다냐’). 보컬 겸 색소포니스트 장시락을 주축으로 모인 재즈 기반의 5인조 밴드 애쉬락은 그들이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와 좋아하는 소리로 디스코그라피를 천천히 채워 나가고 있다.


애쉬락은 어떤 음악을 하는 밴드인가요?

장시락:음원 사이트에는 재즈, 인디팝을 다룬다고 적혀 있던데, 정확히 어떤 음악의 밴드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려워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추구하다 보니 장르불문하고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보사노바 밴드가 아님에도 지금 발매한 다섯 곡 중 두 곡이 보사노바 스타일인 것처럼요.


다섯 멤버는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요?

장시락:전 대학교를 미국에서 다니면서 경영학을 전공하다가 음악이 하고 싶어서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드럼 치는 (홍)영훈 형을 알게 된 것을 시작으로, 서로 아는 친구를 부르면서 하나둘씩 합류하다 보니 5인조 밴드가 됐어요.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 각자 마음에 드는 곡을 하나씩 꼽아본다면요?

강형구: 저는 ‘Cruising’이라는 곡이요. 시락이가 곡을 썼는데, 드라이브하거나 여행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예요.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표현하는 곡인데, 그 느낌이 곡에 잘 실려있는 것 같아요.


송명준: 저는 ‘Rainzy’라는 곡을 좋아해요. 보사노바풍으로 진행되는 앞부분이 비 오는 분위기를 잘 표현하다가, 뒤에서는 압도적인 악기 사운드가 나오며 분위기가 확 변하거든요.


장시락:최근에 서사무엘 씨가 피처링을 한 ‘뭐다냐’라는 곡을 발표했어요. 처음으로 다른 아티스트랑 작업을 해서 의미가 있기도 하고, 우리끼리 완성도를 높이려고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노력했던 곡이라 애착이 가요.


황상진:저도 ‘뭐다냐’. 제가 혼자 연주하는 피아노 솔로 부분이 있어서요(웃음).


멤버들:왠지 그 얘기 할 줄 알았어(웃음).


‘시소’, ‘cruising’, ‘ready to fly’ 등 몇몇 곡의 제목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미지가 공통적으로 떠올라요. 제목을 어떻게 짓나요?

장시락:제목은 제일 마지막에 지어요. 가사를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인 단어를 찾아요. 가사와 곡을 다 쓰고, 노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제목으로 정하려고 노력하죠. 제목이 첫 인상이기 때문에 정하는데 오래 걸려요. 가사 보다 제목을 짓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정도로요.


‘Rainzy’는 제목처럼 비 오는 날에 어울리는 곡인데, 애쉬락의 다른 노래는 어떤 때 듣기 좋은 노래일까요?

황상진:‘시소’는 하루의 일을 끝냈을 때 들으면 좋아요. 시소 가사 중에 ‘내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밖에 날고뛰는 놈들이 너무 많아… 그럴 땐 I tell my self 비가 온 후에는 해가 뜰 거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학교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들으면 힘이 될 것 같아요.


애쉬락의 음악을 색에 비유하자면 어떤 색깔일까요?

홍영훈: 애쉬락은 아이보리색 같은 밴드예요. 아이보리라는 색깔은 어떤 옷에도 매치가 잘 되는 느낌이 있잖아요. 때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반대로 활발해 보일 때도 있고요. 애쉬락 로고를 보면 검은색 텍스트에 배경이 아이보리색이에요. 시락이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이보리이기도 하고요.


애쉬락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장시락:대중적으로 성공해서 돈과 명예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작품뿐이라는 생각이에요. 나중에 들어도 창피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대충 만든 음악이 아니라 몇 번씩 뒤집어가며, 멤버들끼리 싸운 흔적들이 느껴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들었을 때 ‘20대의 애쉬락은 이런 심정이었구나’ ‘30대 애쉬락은 이런 태도를 지녔구나’를 알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출처: http://theartpark.co.kr/201805_%EB%B0%B4%EB%93%9C%EC%95%A0%EC%89%AC%EB%9D%BD%EC%B9%B4%EB%94%98_%EA%B7%B8%ED%94%8C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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