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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May 18. 2019

왜 악인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인전>을 보고나서

<악인전>을 봤다. 개봉하기 전부터 조금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는데 그건 마동석 이슈. 배우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힘 센 남자 캐릭터를 하나둘씩 맡더니 <범죄도시>로 큰 흥행을 하면서부터는 <챔피언> <성남 황소> <동네사람들> 등등 비슷한 이미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왔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마동석의 작품 세계를 비아냥대며 MCU라고 하기도 했다. 나는 <범죄도시>를 제외하고는 그 이후에 그 영화들을 한번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보며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봤다. 게다가 칸공식 초청작이라고 하니 시나리오가 망한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어떤 부분에 초청된건가 보니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더라. 작년에는 <공작>이 초청된 바 있고, 이전에는 <추격자> <달콤한 인생>도 그랬다.


아무튼 <악인전>은 조폭 두목 마동석, 형사 김무열, 연쇄살인범 김성규 세 명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가 가장 큰 축이긴 한데, 이 삼각축은 정삼각혁이 아니라 이등변삼각형 정도 된다. 마동석과 김무열이 같은 편인듯 아닌 듯 외줄타기 하는 축이 메인이고, 김성규는 조금 더 멀리 떨어져있다.


김성규가 누구야? 하는 사람들은 넷플릭스 영화 <킹덤>에서 호랑이 사냥꾼으로 출연한 사람이라고 해주면 알듯.

김무열은 오랜만에 어울리는 배역을 맡은 것 같다. 김무열의 연기력에 대해 큰 불만은 없었는데, <인랑>이나 <머니백> <연평해전> <대립군> 등을 보면서 어쩐지 송곳 같은 연기력을 느끼진 못했다. 그래서 그건 연기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좀 더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고준희에게 단발머리가 기점이 되듯. 하지만 <악인전>에서도 아쉬움은 남기는 한다. 일단 조직에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골기질의 형사라는 캐릭터가 워낙 클리셰이니까.


<악인전>이라는 이름도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보니 안 어울린다 싶다. 악인들끼리 게임을 해야 악인전인데, 김무열은 악인이 아닌데. 매력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낚으려는 의도였다면...뭐 네 알겠습니다.


조폭과 형사가 공조를 통해 연쇄살인마를 잡는다는 시나리오는 흥미로운데 중간 중간에 클리셰가 많이 들어가있다. 조폭이 학생에게 우연히 우산을 빌려주는데 그 학생이 그 다음 살인피해자가 된다든지. 영화에서 유일하게 신선한 설정은 마동석이라는 캐릭터인데, 이것도 외국사람들에게는 흥미롭겠고, 한국 관객들에게는 지겨운 부분일 거 같다. 몇몇 장면들은 미쟝센이 마음에 들었는데 예를 들면 베개 살해씬이나 치아 뽑는 씬 등등.


마동석표 액션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일 것 같고, 영화가 끝난 뒤에 가장 많이 찾아볼 건 김성규라는 배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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