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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May 18. 2019

김군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영화 일기] <김군>을 봤다

5월 18일 열렸던 영화 <김군>의 유료 시사회에 다녀왔다. 오후 14:00 신촌 CGV 아트하우스관이었다. 지난 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다큐멘터리 영화였는데, 다큐멘터리 장르에 서스펜스가 가미된 것 같아 흥미를 가지고 있던 터였다. 객석은 절반 정도 차 있었다.


나는 제일 끝줄에 앉아 관람을 했다. 언론이 아닌 일반 관객을 만나는 첫 상영이라 그런지 프로듀서와 감독이 영화 상영 전에 인사를 했다. 생각보다 긴 시간, 7분 정도 인사를 한 것 같은데, 요약하자면 진실을 밝히는 데 큰 힘이 되고 싶다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하나의 거짓 주장을 반론하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다. 지만원은 예전부터 주장해온 바에 따르면, 5.18은 북한에서 파견한 600여 명의 특수부대가 일으킨 폭동이지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5.18 민주항쟁 사진에 찍힌 사람들과 북한 군인들의 사진을 대조하면서 이미 몇백명이 찾았다는 거다. 그 사진을 보니 닮긴 닮았더라. 세상엔 역시 닮은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지만원이 "이 사람들은 다 가짜다"라고 하니 감독은 "가짝? 그럼 우리가 진짜라는 걸 찾아서 보여줄게"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인 거다.


이쯤에서 결론이 궁금하다면 계속 읽고 아니면 넘어가자.



영화처럼 그 사람이 바로 나요, 하면서 드라마틱하게 끝나지는 않는다. 이건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니까. 안타깝게도 지만원이 1번 광수(북한에서 파견한 군인이라는 의미)로 지목한 사람은 5.18 항쟁 당시에 목숨을 잃었고, 그의 죽음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증언한다. "내가 무서워서 못 내리고 머뭇거리고 있는데, 00이 먼저 내렸어. 그리고 M16소총으로 00의 머리를..."(정확한 워딩은 아니나 이런 내용)


영상의 대부분이 인터뷰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상당히 정적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볼 수 있는 동적인 취재 액션을 보기는 힘들지만,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도 매번 다르게 연출하며 상당히 잘 만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 다큐멘터리 하나로 5.18 민주항쟁이 폭동이었다는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끈질긴 추적기는 칭찬받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덧,

한 마디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민주화가 뭐고. 일반 사람들이 죽어나가니까 대들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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