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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Aug 11. 2019

20190802 일기

#생각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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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혼자 걸으면서 뭐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처음 들어본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뭐지, 왜 그랬지, 머릿속으로 단어를 찾고, 진짜 이유를 찾고, 안 쓰는 단어들이 보관된 창고의 먼지를 털어가며 문장을 만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건물 2층도 구경하고 사람들 하는 대화도 듣고 그래요. 멍때리기도 하고." 나는 걷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무더운 날에도 하루에 한 번씩을 걷는 걸 보면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혼자 걷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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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3주년 파티 때였나. 친한 동생의 여자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에게 무슨 음악 좋아하냐는 질문을 했다. 나로서는 특별한 질문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분은 최근 들어 들어본 질문중 가장 인상깊다는(이 표현이 맞는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말을 했다. 질문이라는 건 그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는 신호와 같다. 현관문을 '똑똑'하고 두드리듯 안녕 잘 지냈어? 무슨 영화 좋아해? 요즘 무슨 고민있어? 같은 질문을 한다. 어제 <500일의 썸머>를 봤다. 이번이 세 번째였던가. 톰과 썸머의 대화를 보면 서로의 삶이 따로 논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의 취향은 달랐고, 질문은 없었다. 서로 기다리기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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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나는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나. 아니면 어떤 질문을 누구에게서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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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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