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동양 멜로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감상기
어디서 들었는지, 봤는지, 주입되었는지 모르겠다. '협녀는 망한 영화' '협녀는 노잼' '전도연마저 연기력 문제' 내 생각엔 그정도까지는 아닌데?
1. 줄거리부터 소개하자면 고려 시대에 세 명의 무협고수가 있었다. 덕기, 설랑, 풍천 이렇게 세 사람인데 결정적인 순간 덕기(이병헌)이 배신을 하고 적군의 편에 선다. 그런 덕기를 풍천이 죽이려 하지만 사랑하는 사이였던 설랑(전도연)이 덕기를 구하기 위해 풍천을 죽여버린다. 그 이후로 덕기(이병헌)는 고려의 고위직을 하사받고, 설랑(전도연)은 죄책감을 느끼며 덕기와는 헤어진다. 그럼 김고은의 역할은 무엇이냐. 김고은은 풍천의 딸로 나오는데, 전도연이 풍천이 죽은 날 데리고 와서 키운다. 여기까지가 스포일러 없는 줄거리. 이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스포일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2. 영화와 관련되어 주된 논란을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막장'. 이것 역시 후반 반전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내 생각은 이렇다. 반전의 내용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이 얽히고 얽힌 것이 복잡해서 쉽게 이해하지 않는다. '음..왜?' '음...굳이?' 이런 장면들이 나온다.
3. 무협영화라고 홍보를 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무협의 비중이 낮아서 비판을 받는다. 그럴 수 있지. 무협'액션'영화를 본 느낌은 아니었다. 무협 멜로 영화랄까.
4. 전도연 마저 연기를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동의하기 힘들다. 김고은, 전도연, 이병헌 모두 좋았다.
5. 장면 하나하나가 정말 아름답다. 무슨 꽃밭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꽃밭에서의 액션이나 눈발 날리는 액션이나 대나무숲이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름다웠다. 촬영감독은 김병서 감독. 지난 커리어를 보니 <감시자들>, <나의 독재자>, <신과함께>(두 편 다), <PMC 더벙커>. 그리고 최근에는 <백두산>으로 감독 데뷔.
6. 음악 또한 촬영에 버금가게 좋아서 계속 듣고 싶을 정도. 음악 감독은 믿고 듣는 모그. 모그가 음악 감독을 맡았던 작품은 <광해>, <악마를 보았다>, <동주>, <마녀>, <엑시트>, <완벽한 타인>, <버닝>, <밀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