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기용 건축가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
많은 예술들이 시간을 이용한 예술이라면, 건축은 공간의 예술인 것 같다. 3분간의 노래, 2시간의 영화로 수치화되곤 하는 것들과 달리 건축은 시간이 아닌 공간으로써 말하여진다. 그래서 건축가는 말하는 사람이다. 공간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말하는 건축가>, 고 정기용 건축가의 마지막 활동을 기록한 이 영상은 공간의 예술 건축을 시간의 예술인 영화가 담았다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준다.
다른 예술의 경우,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돈을 내고 입장을 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플레이'해야 한
다. 그래서 건축이 가장 삶과 가까운 예술이다. 우리
는 항상 이것들을 마주치고 바라보고 스치니까.
"정기용은 건축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건축의 한계를 알고 있다."
이상적이지만 겸손한 건축가로 기억되는 고 정기용 건축가. 그는 건축가는 '공간과 건물로 말하는 사람
'이라고 정의했다.
말하는 사람이 누구더라도 귀를 기울이는 세상을 꿈꾸는 나는, 건물들이 하는 말이 궁금해졌다. 정
기용 건축가는 이렇게 영상으로 남아 건축에 무관
심한 사람을 바꿔놓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