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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Feb 23. 2020

신은 있는 걸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봤다. 간략한 감상문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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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스포일러도 당하고 싶지 않다면 이 글을 읽지 말 것을 권한다. 아, 그 전에 <지푸라기>를 보기 전이라면 꼭 영화관 중앙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길 추천한다. 음악이 좋다. 강네네 @nene_kang 라는 음악감독이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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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범죄, 추격 이런 키워드가 어울리는 영화들을 보면 일단 등장 인물이 많다. 쿠엔틴 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머니백>, 음..또 뭐있지? <아수라>, <독전>도 비슷한 느낌인 듯하다. '정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그런 영화들. 우르르 나오고 서로 죽고 죽이는 줄거리. 그 와중에 또 착한 놈은 없고, 나쁘거나 조금 나쁘거나 아주 나쁜 사람들만 있는 그런 영화. <지푸라기>도 그런 영화다. 차이가 있다면 난장판처럼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 액션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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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은 모두 돈이 궁한 사람들인데, 돈을 어딕 위해 하는 짓이 다르다. 누구는 적극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누구는 사기쳐서 돈을 훔치고, 누구는 가만히 있는데 돈이 굴러들어온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한 명 이상을 죽이긴 한다. 그리고 누굴 죽인 사람은 꼭 죽는다. 정우성은 한때 자신이 럭키 스트라이크를 사러 간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며 럭키 스트라이크에 집착하는데, 나중에는 그것 때문에 죽는다. "럭키 스트라이크가 내 신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결국 죽는다. 그럼 결국 신 같은 건 없다고 이해하면 될까.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지푸라기라는 잡으려고 한 짐승들은 지푸라기를 잡으려고 해서 죽었다. 아무에게도 해코지하지 않은 배성우/진경 부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무해하게 순응하며 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죽을 뻔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행동-결말을 본다면 럭키 스트라이크 신은 없어도 선을 권하는 신은 있을 것만 같다. 권선징악이라는 메시지가 너무나 착 붙어서 의외다. 결국 착하게 살았던 부부에게 돈이 다시 돌아온다. 사기치고, 살인하고, 협박했던 짐승들은 모두 죽었다. 착하게 살면 살고, 나쁘게 살면 죽는다. 이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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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잘한다고 느꼈던 배우는..정가람과 신현빈. 물론 다른 배우 다 연기를 잘했는데 원래 잘하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정가람은 예전에 <독전>에서 막내 경찰로 연기한 걸 봤었는데, 그때의 순박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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