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2월이었다. 개봉한다고 했던 날이. 그리고 3월, 이제는 4월. 드디어 개봉한다. 하지만 극장에서는 볼 수 없을 예정이다.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 . 아침에 보도자료를 받고 이 소식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기대보다는 걱정이었다.이 영화는 제작비만 100억 가까이 든 블록버스터 영화다. 액션, 스릴러가 들어간 (한국에서는 드문)SF영화. 영화계에서는 과연 한국에서도 SF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까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했다. . 기대가 컸을 거라는 게 나의 생각인데 첫째 이유는 사람들 때문에. <파수꾼>의 감독 윤성현 그리고 배우 최우식,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의 라인업을 보면 신뢰가 간다. 그 신뢰를 비유하자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라인업을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했다. 둘째는 베를렌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것. 은지원은 <라디오스타>에서 "왜 영화제에서는 재미없는 영화만 보여주냐"고 말한 적이 있지만 내겐 영화제 선정 작품들이 취향에 맞고, 재미있다. . 사족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사냥의 시간>은 기대작이었다는 것.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결정한 뒤 걱정이 든 이유는 이 영화는 작은 화면으로 보기엔 아쉽기 때문이다. 화면의 크기만으로 관객으로 압도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이 왼쪽 끝에서 거미줄을 쏘고 오른쪽 끝 화면으로 U자를 그리며 이동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맥북으로 볼 때 그 화면은 내 눈 앞에서 깔짝 움직이는 정도지만, 극장에서 보면 저 세상 끝에서 오른쪽 세상끝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들고 그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숭고미가 느껴지는 것이다. 어디 스크린 사이즈뿐인가, 극장에서는 개인 사비로는 도저히 장만할 수 없는 대형 JBL 스피커들이 못해도 왼쪽, 오른쪽, 천장에 달려있고 스크린 아래에도 놓여있다. . 그래서 나는 <사냥의 시간>이 공개되면 빔프로젝터로 보는 방법을 강구해볼 생각이다. . 덧, 잡음이 생겼다. 해외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던 콘텐츠 판다는 국내에서 배급과 투자를 한 리틀빅픽쳐서의 이런 결정이 일방적 통보였다고 주장한다. 1년 이상을 영업하며 30여 개국에 영화를 선판매했으나 넷플릭스와 계약을 하니 모두 없던 일이 된 건 물론이고 국제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두 회사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영화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 오점으로만 남을지는 더 두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