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틑어진다, 마음이 흩어진다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by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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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 널브러진 오래된 이불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다. 이 실들은 죽을 때까지 한 사람 옆에서 있다가 같은날 죽겠구나. 솜으로된 벽 너머 실은 평생 못보고 죽겠구나.


옷의 실이 약간 튿어졌을 때 누군가 실을 쫘악 잡아당겨서 겨우겨우 붙어있던 것들이 후두둑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나. 아니면 어제가 그런 날이었나. 내가 의지하고 확신하는 것들이 사라질 때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난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더 촘촘하게 바느질을 한다. 절대 절대 튿어지지 않을 거라고.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다고 분명 세상은 헬조선이라는 말처럼 지옥같지는 않을 거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적는 글은 이렇게 표류하듯 흘러간다. 기대가 클 수록 실망이 크고 확신을 할수록 상처도 커서 답답하기도 할 뿐이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외모도 아니며 말도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건 흉내낼 수 있는 것이니 본질이 있다면 내 안에 있는 생각이겠지.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믿던 나라는 사람의 생각이 자꾸 흔들린다. 확신이 무너진다. 무언가를 꽉 붙잡고 싶다. 일에 대한 욕심은 줄어들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작아진다. 어쩌면 난 남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기계에 불과할 것만 같다.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똑같음만 더 깊게 알아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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