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고자라는 말을 써야 되는 건가요?"
언젠가 뉴스를 보다가 '불임 정당'이라는 단어를 봤다. 스스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뜻이로 쓰인다고 하는데, 여기서 정확한 뜻이 중요한 건 아니다. '불임'이라는 단어가 꼭 필요했을까, 난 아니라고 보는데.
'불임'이라는 표현이 정치권에서 쉽게 쓰이는 단어라면, 요즘 '고자'라는 말은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쓰인다.
내가 즐겨보는 잡지 대학내일 748호에서는 '화장 고자들의 메이크업 실수'라는 기사를 실었다. 주변에서 떠드는 말이 아닌 매체에서 이런 단어를 접한 건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타 매체에서도 그러한지 살펴보기 위해 뉴스 검색을 해봤다. 검색 결과, '셀카 고자' '미각 고자'라는 단어들이 이미 많이 쓰이고 있었다.
참고:<강소라, 어느 각도로 봐도 여신 미모'셀카 고자 탈피 '자축>(15.07.22)뉴스엔 기사
한 사람에게는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단순히 '미숙한 사람'정도의 뜻으로 쓰인다는 게 잔인하다. 고자의 사전적 정의는 생식 기능이 불완전한 사람이다. 신체적 장애를 가리키는 용어가 잡지나 매체에서 꼭 쓰여야 할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장애를 고작 '연애 고자'나 '화장 고자' 정도의 오락적 기능에 쓰는 태도가 얼마나 부박한지.
칼은 사람을 베고 찔러서 죽인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은 자기가 필요할 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