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가 여자를 만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난 집돌이다. 집에만 있다. 갈 곳이 없어서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게 좋아서 집에만 있다. 대인관계가 나쁜 건 아니지만(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사람 많은 곳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게 귀찮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자가용은 더 귀찮을 거야) 핫플레이스를 가는 과정이 매우 귀찮다. 나의 이런 게으른 성격은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문제가 생겼다. 내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2년,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전 여자친구는 같은 동네 사람이었다. 그래서 멀리 데이트를 하러 갈 필요가 없었다. 그녀 역시 멀리 나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참 좋았다. 그런데 그녀와 헤어지고 혼자만의 시간이 지겨워질 무렵 나를 돌아보니 난 이미 졸업을 했고 취직은 한 상태.
'이제 여자를 어떻게 만나야 하지?'
1. 회사에서 찾아본다
회사에서 괜찮은 사람을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지라 선택의 폭이 좁고, 기회도 한번 뿐이었다. 사내연애 찬스는 바쁜 시간에도 틈틈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횟수는 1번이라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원만한 회사 생활을 위해 사내연애는 지양하기로 했다.
2. 모임에 나간다
할 업무가 산더미다. 주말에는 쉬어야 하는데 언제 모임 나가서 친해지고 연애를 할까. 연애를 하기 위해 모임에 나간다는 게 기분이 썩 좋지도 않다. 듀오나 가연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결혼할 상대를 찾는 게 아니라 연애할 사람을 찾는데,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신상정보가 한 회사 시스템에서 꾸준히 관리되고 평가된다는 게 기분 나쁘기도 했다.
3. 소개팅을 한다
결국 소개팅 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번의 소개팅을 했다. 연달아 하지는 못했다. 소개팅은 언제나 내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나름 외모에 부족함이 없다고 느끼는 바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데, 항상 잘 안됐다. 난 분명 외모때문이라고 믿는다. 지하철역 3번 출구에서 서로가 서로를 확인했을 때 실망하던 그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다. '아, 이 사람은 지금부터 집 생각을 하겠구나' 그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된다. 난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여성을 웃게 만들어야 한다. 대화할 의욕이 없는 사람을 재밌게 만들어줘야 한다. 결국 서로 궁금하지도 않는 질문을 하고 성의 없는 대답을 한 채로 헤어진다. 이런 경험은 보통 6개월의 내상을 주고 '역시 혼자 사는 게 짱이야'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난 또 외로워한다.
고민스럽다. 이런 소개팅을 계속 하는 게 맞는걸까. 사실 내겐 선택지가 없다. 지금까지 난 소개팅으로 연애를 해본 적이 한번도 없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발전적 관계를 지향했다. 하지만 사내연애를 지양하기에 유일한 선택지는 소개팅뿐이다.
직장인은 힘들다. 일때문에 힘들고 사람 때문에 힘들다. 클럽에 가서 춤추기 보다 집에서 책 읽기는 좋아하는 히키코모리 직장인에게 연애는 헤라클레스의 과업만큼이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