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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Nov 21. 2015

<거인>,정답 없는 객관식을 받아든 소년

소년은 거인이 될 수 있을까

#한줄평

온도는 전이되기 쉽다. 따뜻함도 차가움도. 영재에게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했을 뿐인데.


#감상평

사람은 저마다 짐을 짊어지고 산다. 그 짐을 인생이라 부른다.


영재(최우식)에게 주어진 인생은 너무 무겁다. 아무리 거인이 되어도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버거워보인다. 


'이삭의 집'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아빠 나 혼자도 버거워"


영재는 저 혼자의 인생이라도 버티기 위해 '이삭의 집'에 들어가지만 가족들은 끊임 없이 그에게 부탁을 한다. 고등학생, 어린이보다는 어른에 가까운 영재에게 1인분 이상의 삶은 버겁다. 


하지만 힘겨움이나 버거움 같은 인생의 낙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경험을 겪으며 우리는 살아왔고 그만큼 성장했다.


"좋을 때다"


동생과 오랜만에 웃는 영재

영재의 동생은 자신보다 어린 꼬마들을 보며 조용히 말한다. 우린 누군가에게는 좋아보이는 삶이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다는 생각만 버리면 살만 할거야"


영재의 삶의 마치 정답이 없는 객관식 문제지처럼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것 같지만, '이삭의 집'의 아버지가 말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정답 없는 문제지를 받아든 채 씨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로 도와야 한다. 자신이 길거리로 나앉는 것만 걱정하지말고, 같은 방을 쓴 친구가 길거리에 쫓겨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나의 죄만 죄가 아니듯, 남의 제 또한 죄가 아닐 수 있다. 영재에게는 관대가 부족하고 연대가 필요해보인다. 관대가 부족하면 꼰대가 된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그의 눈은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서인지 슬프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엔딩시퀀스에서 동생에게 옷을 물려준 뒤 흐느끼는 감정은 아마 달랐다.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
#기억에 남는 대사들
"사람이 밥 한 끼만 먹어도 생각이 달라지는 거여"(선생님 엄마가 고기를 먹이며)

"밥은?"(영재가 선생님 엄마에게 친절한 도움을 받은 뒤 동생에게 했던 말. 어쩌면 영재에게 필요했던 건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 한 마디였는지 모른다.)

#OST
기타로 연주되는 <거인> OST가 좋아서 검색해보았으나 나오는 게 없었다. 혹시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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