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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Dec 03. 2015

김영철은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을까

MBC 연예대상을 기다리며

벌써 12월이다. 저마다 가진 12월의 이미지는 다를 것이다. 겨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즌권을 끊을 생각에 두근거리는 12월일 것이고, 사귄 지 오래되지 않은 대학생 커플들에게는 '첫 크리스마스''첫 새해'등 '처음'이 많아서 행복한 12월이 아닐까. 그리고 나 같은 인간계 로봇청소기류(집에서만 굴러다닌다)에게는 넘치는 송년회 때문에 피곤한 달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형식적인 모임에 필참 해야 하는 달이다. 다른 때에는 빠져도 괜찮지만 송년회에 빠지면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통보하는 셈이 되니까.


그래도 시상식이 있어서 견딜만하지요

12월이 내게 주는 유일한 즐길거리는 방송국이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올 한 해 역시 작년처럼  jtbc와 tvN이 강세를 보였고, KBS와 SBS는 인상 깊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정말 예상치 못하게 MBC가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 <헬로 이방인><경찰청 사람들 2015>처럼 상상력이 1g도 들어가지 않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던 MBC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복면가왕>을 내놓으며 예능 강자로 올라섰다. 우리 MBC가 달라졌어요라고 할만하다. 갤럭시 s5처럼 구멍 숭숭 뚫린 폰을 만들던 회사가 블링블링 고급진 갤럭시 s6를 내놓는 것 같달까.


사진 제공=MBC '마이리틀텔레비전'홈페이지


겨우 2개 프로그램 가지고 뭘 그리 극찬을 하냐고? 아니, 칭찬할만하다. 현재 MBC에는 <무한도전><라디오스타><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이 중년층이 버티고 있고, 청년층에서는 <나 혼자 산다><진짜 사나이>가 꾸준한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마리텔>과 <복면가왕>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완벽한 밸런스를 맞췄다.


 <마리텔>을 단순히 인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면 섭섭하다. <마리텔>은 백종원 신드롬을 만들었다. SBS에는 <백종원의 3대 천왕> tvN에는 <집밥 백선생>이 생겼다. 본인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처럼 가맹점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이름을 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일한 방송인이다. 또, '종이 접기 아저씨'김영만이 불러일으켰던 향수나 오세득의 아재 개그 등 <마리텔>은 지금까지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경험들을 보여줬다. <복면가왕> 역시 <히든싱어>의 카피가 아니냐는 말을 들었지만, 단순히 음악 감상을 벗어나 추리게임 요소까지 넣어서 차별화시켰고, 매회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진 제공=MBC'라디오스타' 홈페이지


그래서 더 애매한 최우수상

올 한 해 MBC는 성공만큼 많은 실패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구라가 있었다. 연예대상은 김구라 아니면 유재석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김구라의 공헌도를 볼 때 김구라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최우수상이 애매하다. <복면가왕>이나 <마리텔>은 한 명의 진행자가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예능에서도 비슷하다. tvN <신서유기>가 강호동이 이끌어간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감독상을 새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라디오스타>에서 김영철은 최우수상에 대한 욕심을 밝혔다. 김구라는 이에 반대하며 김성주를 예상했다. 그 대화에 몇 퍼센트의 농담이 섞였는지 모르겠다. 김영철이나 김성주 그리고 백종원까지 누가 받아도 납득할 수 있고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올 한 해 MBC 예능은 참 골고루 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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