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인을 하다가 든 생각

by 김작가

사인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스무살이 되고 처음 사인을 했을 때 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작 돈가스를 먹고 체크카드로 사인한 거였지만, 기분이 묘했다.


그 농협 체크카드를 수없이 내밀었고, 사인을 했다.
20160108_184403.jpg 어쩌면 책을 추천하는 건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다. 남을 위한 봉사마저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라는 논리에 의하면 그렇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나만을 위한 것인가.

어제 친구와 명태막국수를 먹고, 디저트로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다가 베이커리에서 빵을 먹었다. 그날따라 유독 그 친구가 계산을 하려고 했다. 그 친구의 카드를 막고 내 카드로 계산했다. 그리고 사인을 급하게 하는데, 왜 하필이면 그때 '스무살 때 체크카드를 내던' 일이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요즘 어른이 된다는 건 참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해서 그런 것 같다. 사는 게 힘들고, 버티기 힘들다라기 보다는, 막연하게 '아, 이제 진짜 내가 나를 책임질 나이구나'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야 하고, 서울 바닥에서 쫓겨나거나 도망치지 말아야 하고, 부모님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요즘 친구들에게 책 추천을 많이 한다. 책을 사주면 더 좋겠지만, 그건 좀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 하겠다. '나혼자 잘살면 뭐가 재민겨'라는 책이 있다. 예전에 MBC 느낌표에서 추천했었던 책인데, 딱 그 제목같은 심정으로 책을 추천한다. 다 같이 즐겁게 잘 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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