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의 경계

그것이 시설이라 불리든 무엇으로 불리든

by 김작가

이 글은 아무 글도 아닙니다.



시와 소설의 경계를 허무는 그런 글을 쓰고 싶은 게 아니다. 시이면서 동시에 소설이 되는 그런 글이 아닌, 시가 아니면서 소설도 아닌 글을 쓰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의 시집 '하얀 별'의 머릿말에 나오는 그런 말이 좋았다. '시설을 쓰고 싶다.' 나도 그렇다. 그 사이에 있지만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그런 글들. 어쩌면 부족한 자신감과 닿지 않는 끈질김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소설을 쓰기에 부족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시를 쓰기에는 모자란 미학적 글쓰기의 재능, 그것때문에 도피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가는 방향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와 심지어는 어디있는지 조차 모르니까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그냥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혼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시설을 원없이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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