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경주
봄의 시작을 맞이할 곳을 찾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주로 오라.
3월의 경주는 겨울의 흔적을 지우며 새 계절을 맞이한다.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낮에는 따뜻한 햇살이 돌담 위로 내려앉는다. 벚꽃이 피기 직전의 설렘이 공기 중에 떠돌고, 도심 곳곳에는 새봄을 기다리는 연둣빛 기운이 감돈다.
불국사에 가면 살짝 움튼 새순들이 고즈넉한 돌계단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경북천년숲정원에는 봄 야생화들이 인사를 한다. 경주의 봄은 소란스럽지 않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온다. 첨성대 주변을 걷다 보면 노란 유채꽃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교촌마을 돌담길에는 한옥 처마 아래 스치는 바람이 겨울보다 한층 부드러워진다.
3월의 경주는 아직 한산하다. 벚꽃철이 되면 발 디딜 틈 없는 거리도, 지금은 조용히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경주의 시간을 천천히 걸어보라. 황리단길의 작은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고, 동궁과 월지의 호수에 비친 달을 보며 밤 산책을 즐기는 것도 낭만적이다.
이 계절에 경주를 찾는 것은 봄이 오기 전의 마지막 고요를 누리는 일이다. 너무 이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아닌 적당한 시기. 겨울과 봄 사이의 경계를 걷고 싶다면, 3월의 경주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