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이던 당신을 위한 음악치료

일상의 대중음악을 통해 당신의 고귀한 가치를 일깨워주고자 합니다

by 닥터 부메랑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음악치료를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이것이 다른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그 음악치료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음악을 통해 치유를 희망한다는 공통분모를 지녔기에 음악치료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지난 주에 며칠동안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원래 비가 자주 오는 곳은 아닌데, 오랜만에 빗방울 소리를 내며 주룩주룩 떨어지는 비를 보니 음악이 듣고 싶어서 옛날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옛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심지어 의도하지도 않고, 그 동안 한 번도 기억하지 않았던 잔기억들까지 섬세하게 떠올라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는 9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발라드 음악을 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예민한 감수성의 포텐셜이 터질 무렵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고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다녔습니다. 다른 남녀공학 학교도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다닌 학교는 1학년 때는 짝꿍도 남자와 여자로 매치해 주었고, 자율학습이라는 명목하에 밤10시까지 강제로 교실에 남아있게 하는 바람에, 거의 "이 학교가 고등학교인지 대학교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혼란 속에 고등학교 시절을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가 도심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기에, 자율학습 시간이 되면 자신들이 썸타는 학생과 자판기 커피를 가지고 나가서 하늘의 별과 메뚜기 소리를 들으며 운동장이나 학교 벤치에서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10시가 다 되어 돌아오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당시 나름대로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짝사랑은 짝사랑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죠. 저도 제가 좋아하던 그녀에게 진심껏 잘해주고 싶어서 간단한 선물을 사주기도 하고, 어려워하는 수학문제도 풀어주면서 직간접적으로 마음을 표현했었는데, 그녀는 결국 키크고 농구잘하는 이른바 "나쁜 남자"에게 가버렸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부터 그런 짝사랑의 비애를 느끼면서 그런 감정을 억누르고 참을 때 저를 도와준 것은 015B의 노래들이었습니다. 특히 당시 015B의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 작곡하던 정석원씨의 감성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의 노래는 마치 정석원씨가 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저를 위해 개인적으로 노래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정도로 제 감성과 잘 어울렸는데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015B의 모든 앨범을 구입해서 워크맨에 테잎으로 넣어서 학교를 가는 도중 또는 자율학습을 할 때 많이 들었었죠. 여담이지만 저와 함께 공일오비노래를 같이 듣던 제 친구는 짝사랑 상대에게 거절당한 뒤 못먹는 술을 마시고 살짝 취해서 밤에 눈 내린 학교 운동장 위에 발로 땅을 긁어가며 크게 “OOO야 나 XXX가 너 좋아한다”라고 썼다가 눈이 아침에 살짝 녹았다가 다시 오후에 강추위에 그대로 얼어서 그 운동장만한 큰 문장이 거의 한 달간 안지워지고 유지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추억이지만 그 때 그 여자애는 울고 불고 짜증내고 난리도 아니었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가서는 주로 친구들과 당구를 치거나 술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었는데, 군대 가기 직전 해에 또 오랜만에 어떤 여자를 짝사랑하게 되었었습니다. 눈이 유난히 까맣고 동그란 여자였는데, 보조개를 보이며 환하게 웃는 표정이 매력적인 여성이었죠. 군대 입대일을 앞두고 뭘 어떻게 할 상황도 아니었고, 무슨 고백 비슷한 것을 할 용기도 없었고, 입대일이 가까웠기에 설령 뭔가를 이룰만한 상황도 아니었죠. 그래도 나중에 후회를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입대를 열흘 남긴 겨울날 그녀가 사는 경상북도 안동으로 기차를 타고 가서 연락해서 함께 만나 식사를 했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내게 안동에 사는 아버지의 친구에게 뭔가를 가져다 주라고 심부름을 시켜서 이 곳까지 멀리 온 김에 겸사겸사 연락하게 되었어"라고 에둘러 변명했지만, 아마 그녀는 제가 그녀를 보기위해 그 먼길을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아니, 제가 그런 말을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을 때 "흠, 거짓말"하는 듯이 미소지으며 저를 바라보던 그녀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표정은 "이미 다 알고 있어"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그 때나 지금이나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입대를 며칠 앞두고 짝사랑하며 먼 발치에서만 보던 그녀와 일대일로 식사를 했습니다. 돈까스를 먹고 주변 맥주집으로 가서 병맥주를 마셨었죠. 그리고 2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식탁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많이 기억납니다. 제가 뭔가를 노리거나 원해서 간것은 아니었죠. 가령, 고백을 해서 당장 사귀기로 확답을 받아낸다든가, 아니면 그녀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던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죠. 그냥 보고싶다는 이유 하나로 안동까지 갔고, 거기서 마침내 그녀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었죠. 맥주를 마시고 나오니 살짝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며 함께 걷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어떤 빨간 벽돌의 단독주택 앞에 섰을 때 그녀를 한참 바라다 봤습니다. 서로 말은 안했지만, 아마 그녀는 제게 고마운 감정같은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미 그녀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 자신에게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을 했기에, 저도 단념할 수 밖에 없었죠. 한참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다가, 그녀는 다음날 인천으로 돌아간다는 제게 말했습니다. "아침에 갈 때 꼭 삐삐에 음성 남겨줘...... 그리고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더 연락해"


이 두 여성들이 제가 짝사랑 했던 여자분들과의 짤막한, 그리고 별로 할 이야기 없지만 제게는 포근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도 몇 명의 여성분들을 더 짝사랑했었더랬죠. 그리고 그 분들도 사람이므로 제가 그분들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짝사랑을 해서 그런 것인지 왠지 그 여성분들이 굉장히 아름답고 순수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결국 그 짝사랑들은 모두 짝사랑에서 끝났습니다. 제가 그분들에게서 체념을 하면서 짝사랑을 포기하던 날, 그런 날마다 밤에 그 여자분들에게 느꼈던, 혹은 바랬던 감정들이 있습니다. 일단, 정말 그 분들이 좋은 남자를 만나기를 바랐고, 현재 남자친구가 있는 상황이라면, 그 남자 친구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떠오른 생각은,


"내가 나중에 아내로 만나게 될 여자도 아마 어떤 남자가 내가 어떤 여자를 애타게 짝사랑하던 것처럼 좋아하던 여성이겠지? 그런 남자들에게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아내에게 잘해줘야겠다"


였습니다.


그리고, 015B의 음악을 들으며 90년대를 되돌아 보는 오늘, 그 당시 거리를 활보하던 아름다운 얼굴에, 긴 생머리, 그리고 맵시나던 옷차림의 여성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다들 행복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잘 살고 있는거죠? 만일 안그렇다면 당시 사랑을 거절받은 "짝사랑남"들이 슬퍼할거에요.

지금 제 주변에서 마음의 상처나 우울함으로 고통받는 분들도, 특히 여성 분들, 한 때 많은 남성들의 가슴을 쓰라리게 하기도 하고 남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설레이게 하기도 하던 바로 "그녀"들 중 한 명이었겠죠. 그리고 당신은 20년 전만해도 누군가의 짝사랑 대상으로서 흠모의 대상이었겠죠. 비록 세월의 흐름 속에 감정이 지치기도 하고, 상처도 받고, 고생을 통해 예전의 그런 자존감과는 많이 다른 기분과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당신 안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가 들어있습니다.


혹시나, 본인의 진가나 매력을 오랫동안 등한시 여기며 좌절감과 우울함 속에 살아왔다면, 지금 다시 그 누군가의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그녀"가 되어서 그 당시 한 껏 자신감 넘치게 뽐내던 시절의 기분을 되찾아 보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귀한 분입니다.


제가 즐겨듣던 015B의 "5월12일” 가사를 비롯해서 015B의 노래 동영상을 링크로 걸어드리니 즐겁게 즐기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당신을 짝사랑하다가 거절받은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18번으로 꽤나 많이 불러온 노래 중 하나일수도 있어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오래전에 어디서 본듯한 맑은 두눈 가진 너를 처음
만난건 오늘처럼 따스한 햇살 쏟아지는 화사한 날이었어 그 시절엔 우린 몰랐었지 이렇게도 그리운 기억 가질줄 지나버린 많은 시간속에 가끔씩은 멍하니 추억에 젖지 지금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 해도 가슴 한편에 묻어둬야해.

내맘속에 자꾸 떠오르는 네 생각에 편안하진 않지
만 먼훗날에 얘기할 사랑 있다는건 행복한 일이겠지 알고있니 우리가 나눴던 추억속에 가끔은 웃음짓지만 따사로운 매년 이맘때 쯤 서러움에 눈물도 흘린다는 걸 지금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도 가슴 한편에 묻어둬야해


아물수 없는 나의 상처에 덧없는 후회 해보지만
잊을 수 없는 너를 만난 그날은 나의 꿈속에 영원히
남아있겠지"

<015B, 5월 12일>


https://www.youtube.com/watch?v=-FCUKk5nluI



https://www.youtube.com/watch?v=YNcuMAVd2JQ


닥터 부메랑 유튜브 채널에 방문해 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a2Hpyxxe7kozsCGldkUTqw?view_as=subscriber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EMDR 요법으로 불안감 완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