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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부메랑 Dec 26. 2019

내 아이가 ADHD라고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이해하기

 교실 내에서 갑자기 한 아이가 수업 중 일어나서 선생님의 지시와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실을 이리저리 걸어다니며 다른 친구들에게 말을 걸거나 창밖을 보고 선생님이 와서 야단을 치면 다시 자리에 앉아 말을 듣는가 싶다가 다시 비슷한 행동을 반복합니다. 주변에 보면 종종 이런 행동과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집에 와서도 부모님이나 형제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고 격리된 공간에서 뚜렷이 숙제나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있게 노는 것도 아닌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혹시 독자분들의 자녀가 이런 모습을 보이시나요? 그래서 병원이나 기관에서 전문가로부터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이하 ADHD)"로 진단을 받았나요?


 ADHD는 그 약자가 각각 지칭하는 대로 "Attention-deficit (주의력 결핍)"과 "Hyperactivity-disorder (과다행동)"증상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ADHD로 진단받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고, 그로인해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치료법이나 상담치료도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ADHD로 진단받은 아이를 두신 부모님 또는 그런 증상을 가진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들의 조절하기 힘든 언행으로 힘든 부모님들께서 걱정과 스트레스가 많으실 텐데요, 일단 ADHD의 진단 기준과 그 특징부터 의료적 치료법과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ADHD의 진단기준과 그 특징

ADHD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가 다음과 같은 기준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하 Monastra, 2014 참조)


(1) 아이가 (17세 이하의 경우) 최소 6가지의 주의력결핍, 충동적, 그리고 과다행동적 언행을 보여야 하고 17세 이상인 경우에는 최소 5가지의 위에 해당하는 증상을 보여야 한다.

*DSM5에 의하면, 주의력결핍(Inattention) 증상은 대략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교 숙제나 과외활동에 대한 스케줄을 잊어버림", "공부하거나 놀 때 오래 집중하지 못함" 등으로 설명됩니다.

*DSM5에 의하면, 과다행동 충동(Hyperactivity-Impulsivity)"은 "앉아서 소리 내거나 다리를 떨기", "앉아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에서 일어나기", 또는 "자기 순서를 못 기다리기" 등으로 설명됩니다

(2) 전문가가 아동을 ADHD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가 ADHD의 증상을 이미 만 12세 무렵에 나타났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7세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아직 ADHD로 보기 어렵고 그 이유보다는 나이가 어려서 나타나는 발달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3) 아이가 ADHD로 진단받으려면 그 아이가 그런 행동을 최소 2개 이상의 장소 (예를 들어, 학교, 집, 학원, 종교기관 등)에서 꾸준하게 보인다는 것이 관찰되어야 합니다

(4) 누군가가 이런 언행 때문에 학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성인의 경우 직장생활/직업생활에서 꾸준히 지장을 받으면 ADHD의 네 번째 조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5) 전문가가 그 사람을 ADHD로 진단하기 위해 살펴야 할 마지막 조건은 그런 행동이 다른 정신질환 (예를 들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ADHD의 증상을 올바르게 판별하는 것에는 상당한 주의와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위에 나온 사항 이외에도 당사자의 그런 행동이 청각/시작의 문제, 수면 문제, 영양 부족, 비타민 D 부족, 갑상선 질환, 혹은 뇌전증 (Epilepsy) 등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신체검사 등을 통해 신체의 상태를 검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2. ADHD는 왜 생기는 것인가?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두신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데에는 자신들의 잘못된 양육방법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분들이 계신데, 많은 연구 결과들이 그런 양육법보다는 생물학적 요인(유전적 요인)에서 ADHD가 발생하는 경우가 보다 일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들께서는 그런 부분에서는 보다 마음을 편하게 하시고 더 이상 자신을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연구에 의하면 ADHD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전두엽에서는 다소 비활성화된 패턴이 많이 관찰되어왔습니다 (Monastra, 2014). PET scan, SPECT, fMRI, QEEG 등의 실험장비를 통하여 꾸준하게 드러나는 것은 ADHD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전두엽에서는 Glucose (당분)이 보다 덜 사용되고 산소도 보다 천천히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대적 비활성화가 사고, 계획, 집중, 그리고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뇌 부위에서의 신경전달물질도 시냅스 간의 의사소통을 돕는데 ADHD환우들에게 가장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은 단백질을 주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데 ADHD 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이 아침식사를 거르면 안 되고 가급적 하루 20그램의 단백질을 아침과 점심식사로 하도록 권장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백질을 위해서 매일 아침과 점심때 아이에게 달걀, 우유, 고기 등을 제공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3. ADHD의 의학적 접근법

ADHD는 유전적 요소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ADHD 아동들의 부모도 ADHD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따라서 ADHD로 진단을 받은 경우 뇌 활동의 균형과 결핍된 부분을 보완하는데 있어서 약물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ADHD로 진단 받은 경우 처방되는 대표적인 약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Monastra, 2014).


Methylphenidate 계열 : Ritalin, Concerta, Focalin, and Metadate

Amphetamine 계열 : Dexedrine, Adderall, and Vyvanse)

Antihypertensive 계열 : Clonidine, Guanfacine, and Intuniv

Norepinephrine-specific 재흡수 억제제 : Atomoxetine (Strattera)

 


약의 종류와 양은 전문가와 면밀히 상담하여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아동들에게 적용하는 약물치료에 대해 논란이 많은 만큼 보다 짧은 주기로 보다 자주 전문가와 상의해서 약의 종류와 양을 아이의 증상 호전 여부를 관찰하며 민첩하게 조절해 나가야 합니다.


4. 부모 또는 상담사와의 행동교육 및 상담

ADHD로 진단을 받았고, 부모가 꾸준히 아이의 수면과 영양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심각한 경우 약물까지 처방받아서 아이가 약을 먹고 있다면 남은 단계는 부모 (또는 상담사)를 통한 행동교육입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대한 개입과 더불어 이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도 고려를 해야할 차례인 것이죠. 아이의 행동이 쉽게 고쳐지지 않고 아무리 잔소리를 하고 야단쳐도 동일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종종 기진맥진하게 되고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갖고 있는 장난감을 빼앗아 버리거나, 설교를 하거나, 강한 처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주지하고 계시겠지만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는 부정적 처벌 (Negative Punishment) 일뿐입니다. Monastra (2014)는 그런 방법 말고 "긍정적 실습과 교육 (Positive practice)"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서, 두 형제가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와서 쵸코렛을 먹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쵸코렛의 크기가 달라서 서로 자기가 큰 것을 먹겠다고 싸웁니다. 이 때 부모가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들고 서있으라고 하거나, "오늘 TV못봐"라고 처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방법보다는 쵸코렛을 쪼개서 같은 양으로 각각 2개의 접시에 나눈 뒤 서로에게 하나씩 먹여주라고 권하는 방법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처음에 큰 애가 작은 애에게 주고, 그 다음에는 작은 애가 형에게 주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런 방법이 초반에는 조금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도 점차 좋아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나중에는 이런 가치와 행동을 학교나 다른 장소에서도 그대로 재반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Monastra(2014)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본인이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를 알아야 아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코칭을 할 수 있겠죠. 큰 종이에 한 열 가지 정도의 구체적 가치, 내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덕목을 적어 보세요. 친절, 열정, 예의, 협동, 인내심 등 생각해 보면 꽤 많을 것이며 그런 작업을 통해 부모로서 추구해야 할 비전과 계획도 저절로 다듬어 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친절과 봉사를 가르치고 싶다면, 주변에 자연재해 (홍수 등으로)로 대피 생활을 하는 기관에 아이와 함께 가서 부모가 직접 음식을 제공하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아이에게 큰 살아있는 교육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자 교육을 시킬 때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짧고 강렬한 메시지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억압적이고 무섭게 하기보다는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며" "언제까지 그것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행동 후에 "무엇을 허락하겠다"는 메시지도 전해지면 좋습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무엇을 허락하겠다"는 것이 어떤 선물이나 보상을 주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아이들에게 "이것을 하면 이런 선물을 주겠다"라고 조건을 제시하며 아이를 설득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자발적/자주성"인 의지를 키울 기회를 잃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허락"이란, 그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심을 즐길 경험을 허락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조금씩 따라오겠지만, 아이들도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보며 스스로 대견하게 자신을 여기고 보람을 느끼면서, 주변의 부모님과 선생님의 칭찬까지 덤으로 받게 되며 일종의 시너지가 생기는 순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도 점차 무슨 행동이 보다 "올바른"언행인지를 배우게 되고 이런 행동이 강화되어 다른 장소에서도 자발적으로 그런 언행을 발달시켜나가게 됩니다.


또한, ADHD로 오랜 시간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우울증과 자존감 저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마음의 부담감과 무거운 짐을 이길 수 있는 회복력은 자신의 가치와 자신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태생 이야기(Birth-story)를 긍정적으로 들려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철수야, 나와 아빠는 너를 가지려고 오랫동안 기도했어. 마침내  네가 엄마 배에 있을 때 이런저런 경험이 있었고, 나중에 네가 태어났을 때는 주변에 모든 사람이 기뻐했단다"라는 식의 이야기죠.


5. 주지할 사항들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종종 화를 내기도 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런 경우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가 화를 풀고 다른 곳에 집중하도록 게임을 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부모님들께서도 이미 많이 지쳐있고, 아이들도 이렇게 하면 쉽게 생각이 전환되니 순간적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이런 방법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왜냐면, 게임이란 것이 끝이 없으며, 현란한 그래픽과 스토리가 제공하는 짜릿함이 결국 사람을 중독시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워 보인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보세요 (Monastra 2014)


(1) 아이에게 화를 식힐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한다.

- 천천히 깊이 숨을 쉬며 혼자 화를 풀고 마음을 진정시키도록 도우면 효과적입니다

- 봉투를 하나 주고 그 안에 감정적 쓰레기를 모두 쏟아내고 준비되면 나오라고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2)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고 말하게 도와주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계획을 같이 짜는 것입니다

(3) 아이가 화가 풀렸다면 화가 났을 때 했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심하거나 불쾌했던 사람들에게 사과하도록 권면하는 것입니다

(4)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얻거나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있고 그것을 하나씩 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그 계획을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협동해서 얻어내 보라고 권면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부모님들께서도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많이 지쳤을 텐데, 본인들의 건강과 감정을 잘 보살피시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가끔 아이들을 다른 분들에게 맡기고 혼자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러 떠나시거나, 친한 친구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거나, 크게 노래를 부른다거나 하면서 자신을 돌보셨으면 합니다.


ADHD 증상은 경우에 따라 다소 다루고 치료하기 쉬운 경도 레벨부터, 그 증상이 다소 센 중증 레벨까지 정도가 다양합니다. 사람의 뇌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의지와 사고방식 등에 의해 꾸준히 조금씩 변해가는 가소성 (Neuro-plasticity)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와 상담사 등 전문가들이 협력해서 아이를 위한 존중과 사랑을 꾸준히 보여주며 격려하고 적절한 개입과 교육을 효과적으로 병행하면 분명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이 일어날 것입니다.



2019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오늘 연말을 맞아서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며 서로 따뜻한 대화를 하며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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