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잘러 장피엠 Mar 30. 2018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는 일 찾는 방법

어떤 일을 해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일을 찾는 기준


  일, 그러니까 직업은 자신을 정의하는 큰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고민한다. 이 고민은 어엿한 일자리를 구해 사회인이 된 후에도 계속된다. 나도 이 고민이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을 줄은 이십 대 일 땐 몰랐다.


  돈, 인정, 명예 등 일에 대한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고, 이러한 외적 요인들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기에 돈, 인정, 명예 등을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업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외적 요인과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을 통해 만족감을 얻고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 중에 상당수가 일을 찾는 기준으로 "성취 경험을 통한 자신의 성장"을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성취와 성공은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며, 성장이라는 것도 내 직무와 내 영역(도메인)에서 이뤄내지 않으면 공허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예측 불가능한 미래 속에서 나를 견디게 해 주고,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를 공고히 해주는 일은 "소명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이 일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내가 속한 공동체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만이 일 속에서 진정한 성장을 만들어낸다.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임한다고 해서 일이 매일 즐겁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장 어려운 순간에 나를 지탱해줄 것이다. 이런 "버팀"이 성취와 성장을 결과적으로 가져다준다.



소명 의식을 찾는 방법


  일이 주는 고통(경제적/육체적 고통 말고 삶에 대한 어떤 갈증)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 진다. 나 역시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달인을 볼 때나, 고등학교 자퇴하고 래퍼 하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랩을 늘어놓는 고등 래퍼 출연자들을 볼 때마다 그 확신과 믿음이 부러웠다.

병재야... 서울대 스펙보다 열정과 믿음이 있는 니가 나아... 누나도 니가 부러울거야.


  소명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 그것은 참 좋은 말은데 그걸 어떻게 찾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의미 있는 일에 헌신하고 싶고, 몰입하고 일하고 싶고, 일도 잘하고 싶은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른다. 현실은 불만족스러운데 지향점을 세우기도 어렵다. 더욱이 직업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취업, 이직의 시점에서 "소명 의식"을 가질만한 일은 너무나 모호하다. 내가 즐겁고,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신하기에 우리는 아직 "나"를 너무 모른다.


  소명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하면 가장 쉽게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 일을 찾는다. 나는 이것이 쉽게 범할 수 있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값진 일일수록 소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나도 트리플래닛이라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곳에서 1년 근무했는데 무척 좋은 경험이었지만, 환경을 살리는 일이 나의 소명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일단 자신이 소명으로 믿는 일의 분야나 종류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면 일단 기회가 오는 대로 들어가서 일하고, 그다음에 자신의 일을 사랑하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다. 좋은 조언이지만 서른이 넘어가니 가급적이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다.


  나를 이해하려면 구체적인 취향이나 선호나 즉각적인 감정에 귀 기울이면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내 삶을 돌이켜보다 보니, 내 삶의 과정에서 내 삶을 바꿨던 경험, 그러한 값진 경험에서 힌트가 있었다.


  나의 소중한 경험을 확산하려는 것, 나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경험을 타인에게 확산시키는 것. 그것이 나의 일을 찾는 기준이 된다면 만족이 될 것 같았다. 왜냐면 이 경험이 나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줬다면 타인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그것은 개인에게도 의미 있고, 회사로써는 사업성도 있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내 삶을 돌아보니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던 경험이 나의 관점과 시야를 바꿔놓은 값진 경험이었다. 이런 고민의 길목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구체적인 대안을 주고 싶어 졌다. (그 일이 무엇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의 배우자도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에 경험했던 교육과 가르침이 자신의 삶에서 너무 소중한 것이어서, 자신의 경험과 닮은 경험을 주고 싶어서 모교의 선생님이 되었다. 그녀의 생각과 행동에서 나는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값진 경험 해보기


  나는 한국의 선량한 엘리트들이 길을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성실하게 자신의 삶에서 노력해왔지만 자신에게 값진 일이 무엇일지 모르기에 안전한 선택만을 하고 쉽게 후회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학교와 학과를 선택할 때 내가 좋아하는 한 가지를 선택하기보다는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낮은 옵션을 선택했다. 우리의 삶이 대체로 단선적이고, 수단적인 경쟁에만 몰입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쉬이 긿을 잃는다.


  자신이 헌신할만한 소명을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내 삶을 바꾸는 경험을 자주 해야 한다. 그 경험 속에서 미래에 더 값진 일을 할 수 있는 힌트가 숨어있을 거다. 나는 고시 공부를 고민하다가 군 입대를 했던 2년과, 대기업을 다니다가 스타트업에 이직해서 일하고 있는 3년, 이 길지 않은 이탈의 시간이 내 삶을 바꿨던 값진 경험이었다. 이 경험 속에서 나는 내 소명을 찾을 단서를 찾고 있다.


  군 입대나 이직이라는 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서 값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자신의 일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것, 감명 깊은 영화에 대한 리뷰 영상을 제작하는 것, 모임에 나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사이드 프로젝트로 작은 사업을 해보는 것 등 내 삶을 자극할 기회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이 자신의 삶을 바꾸는 값진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먹기, 여행 가기, 사기 등의 소비적인 시도가 아니라 창작/교우/판매 등 생산적인 시도여야 한다. 나의 이러한 블로그도 일에 대한 내 철학을 더 다듬기 위한 작은 시도이다.

작가의 이전글 2015년 퇴사의 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