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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잘러 장피엠 May 23. 2018

내가 블라인드에 합류한 이유

일의 의미, 일터의 행복을 찾도록 돕는 일을 하자

근황


  저는 6월 부로 팀 블라인드에 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지션은 사업 개발(Business Development)로 블라인드 앱을 수익화하는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타깃의 익명 소셜 미디어입니다. 블라인드에서는 회사명 외에는 철저히 익명으로 직장 및 업계 동료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일/커리어/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 상담과 피드백이 이뤄집니다. 최근 대한항공 등의 기업 내 문제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터져 나와 언론에서도 유명세를 탔습니다.


  저는 블라인드가 단순히 기업 내 문제를 폭로하는 '대나무 숲'에서 그치지 않고, 직장에서의 여러 문제를 가진 사용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모바일 광고로 주로 수익화를 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의 직장 속에서 느끼는 문제를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더 큰 수익화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서 합류했습니다.



My Unfair Advantage


  지난 커리어에서 저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을 했습니다. 제로 투 원(Zero to One)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3년을 회고해보니 제가 잘 모르는 문제를 풀려고 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회사가 풀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공감보다는 성취를 거둘 것이라는 믿음으로 처음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업의 존재 이유가 "특정한 고객의 특정한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이 지치지 않고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회사가 풀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및 조직이 이처럼 Mission Driven 될 때 성취도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저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은 돈이나 보상보다는 자신이 의미 있다고 믿는 가치에 더 헌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직을 고민할 때 내가 의미 있다고 느끼고, 잘 이해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를 선택해야겠다고 기준을 정했습니다. 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는 제 경험 속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커리어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이벤트가 대기업을 떠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던 일이었습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다니며 더 빠른 성장을 추구하고, 더 만족스러운 일을 고민했던 것이 결국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러니까 일의 의미와 일터의 행복을 찾는 것이 제가 주욱 고민했던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게 내가 앞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문제가 내게 의미 있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나의 Unfair Advantage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문제를 더 잘 알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다른 문제보다는 직장인의 문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다른 문제보다는 내가 공감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Unfair Advantage는 유연실 님의 글에 나온 표현을 인용한 것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의 의미와 일터의 행복이라는 가치


  저는 우리 세대가 어릴 적부터 성실하게 각자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서열이 분명한, 어찌 보면 굉장히 이상한 한국 사회에서 의사, 판검사 등 최고 엘리트로 남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성실하게 노력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공적인 삶(=일)에서 만족하지 못하거나, 계속되는 경쟁에서 지쳐버렸다고 느낍니다.


  일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고 있지 못한 것은 많은 사람이 심각하게 겪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문제를 겪었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패스트캠퍼스 등의 평생 교육 기업이나 퍼블리, 트레바리 등 고급 지적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현재에도 크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의 의미를 찾기 어렵고, 일터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개인과 기업에게 모두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사회가 바뀌어 직업의 서열이 없고, 다양한 성공의 길이 인정받으며, 사회 구성원들이 온전히 자신 그 자체가 될 때 이 문제가 없어지겠지만 아직은 요원합니다. 블라인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블라인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라인드에는 표현은 제각각이지만 일의 의미와 행복을 찾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커리어로 이직하고 싶다던가, 직장에서 더 대우받고 일할 수 있게 된다던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다르겠지만 본질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더 깊게 탐구했을 때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수익화도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팀 블라인드에서 다양한 가설을 가지고 수익화 실험을 하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할 생각입니다. 물론 제 생각대로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자리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볼 생각입니다. 면접 과정에서 훌륭한 선배와 동료들이 팀 블라인드에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브런치에 일에 대한 개인적 성찰, 조직 문화에 대한 생각사업 개발 인사이트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생각입니다. 이런 주제에 대해서 많이 같이 얘기하고 함께 답을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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