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기획과 운영
슈퍼셀의 메가 히트 모바일 게임, 《클래시 로얄》을 플레이 아시나요? 클래시 로얄은 클래시 오브 클랜의 후속작으로 클래시 오브 클랜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PvP 대전 게임이다.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조를 달성한 어머어마한 게임이다.
클래시 로얄 게임의 목표는 나의 타워는 지키고, 상대방의 타워는 부수는 것이다. 제한 시간 내에 더 많은 타워를 부수면 승리하고, 가장 안쪽의 킹 타워를 부수면 즉시 승리한다. 유닛은 하단에 자동으로 채워지는 엘릭서로 생성한다. 결국 두 플레이어가 소진하는 엘릭서는 동일하므로 효율적으로 엘릭서를 활용하는 게 승리 전략이다. 강한 유닛일수록 많은 엘릭서를 소진하므로 항상 강한 유닛이 좋은 것은 아니다. 상황과 조합이 중요하다.
나 역시 클래시 로얄의 굉장한 팬으로서 거의 1년째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다. 현질도 5~10만 원가량 한 것 같다. 그리고 4,000 트로피 이상의 나름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뿜뿜) 오늘은 플레이어가 아닌 기획자의 관점에서 오늘은 클래시 로얄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게임의 재미는 경쟁과 성장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다른 플레이어를 대전에서 이겼을 때 느끼는 짜릿함이나, 리더보드에서 상위에 랭크되고 싶은 마음이 게임을 통해 자극된 경쟁심이다. 또한 이전보다 플레이를 능숙하게 할 때 느끼는 재미가 성장의 재미이다.
가위바위보는 경쟁은 있지만 성장이 없고, 벽돌깨기 같은 단순한 게임은 성장은 있지만 경쟁이 없다. 스타크래프트나 배틀그라운드, 클래시 로얄 등의 메가 히트작들은 이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져 있다. 그래서 위 게임들을 플레이했을 때 게이머들은 게임에 몰두하고, 승리나 패배했을 때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특히 클래시 로얄은 경쟁과 성장을 정말 빠르게 느낄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5초 내에 바로 대전을 시작할 수 있다. 복잡한 절차 따위 없고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메인화면에서 "전투" 버튼만 누르면 5초 내에 바로 게임이 시작된다. 또한 한 게임이 3분의 매우 짧아서 금방 승리와 패배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비슷한 수준의 상대와 매칭이 되어 성장의 재미를 느끼며 계속 숙달해나갈 수 있다.
정말 매력적인 것이 클래시 로얄의 다양한 캐릭터이다. 현재(2018년 5월, 계속 추가된다)까지 83개 캐릭터 카드가 있으며 이 중 8장의 캐릭터 카드를 선택해서 게임에 임한다. 산술적으로는 39,443,226,966의 조합이 가능하다!
카드를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공격형 덱이 되기도 하고, 수비형 덱이 되기도 한다. 밸런스가 잘 갖춰진 안정적인 덱 조합부터, 상성을 만나면 절대 못 이기지만 운 좋으면 정말 시~원하게 이길 수 있는 예능 덱 조합도 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덱을 바꾸면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신선함을 느끼고, 나한테 잘 맞는 덱을 연구하면서 더욱 심화된 재미를 느낀다.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이 다양한 조합을 구성해서 다채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한 점도 훌륭하지만, 그 카드들이 엘릭서 카운트(카드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로 적절히 평가되어있어서 대전 간의 균형을 맞추는 시스템이 정말 훌륭하다. 또한 각 캐릭터들에게 게임 세계관 안에서 적절한 캐릭터 성이 부여되어 있는 것도 재밌다. 이러한 다양성이 클래시 로얄만의 차별적인 재미이다.
게임이 아닌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은 클래시 로얄의 운영이다. 클래시 로얄은 운영을 통해 (1) 핵심 컨텐츠를 보완하면서, (2) 핵심 컨텐츠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클래시 로얄의 인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클래시 로얄의 노련한 운영과 지속적인 보조 컨텐츠 생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시 로얄을 플레이하다가 유저들이 가장 많이 이탈하는 것은 노골적인 Pay to Win을 경험했을 때이다. 즉, 현질을 많이 한 사용자와 일반 전투(트로피 전)를 할 때 압도적으로 패배해버리면 게임 플레이를 그만하고 싶어 진다. 이런 본 컨텐츠의 문제(속칭 '레벨빨')를 해결하기 위한 컨텐츠가 "그랜드 도전", "클래식 도전"이라는 보조 컨텐츠이다. 이 도전 컨텐츠를 플레이할 때는 내 카드가 최소 레벨 수준만 넘으면 상대방과 동일한 레벨로 맞춰서 오직 실력에 의한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부분이 클래시 로얄 게임 운영이 핵심 컨텐츠를 보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클래시 로얄의 핵심 컨텐츠는 PvP 대전 경쟁과, 풍부한 카드의 조합이다. 카드를 조합해 상대방과 공수를 주고받는 것도 재밌지만, 카드 덱을 바꿔가며 플레이했을 때 더욱 다채로운 재미를 느낀다. 클래시 로얄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전 모드를 제공하여 플레이어가 자주 사용하는 숙달된 덱 외의 새로운 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드래프트 도전(2개의 카드 중 하나는 내가, 나머지는 상대가 가진 후 대결), 유튜버 덱 도전(유튜버가 미리 짜 놓은 카드 덱으로 대결), 카드 얻기 도전(특정 카드를 고정하고 덱을 짠 후 대결) 등이 있다. 모두 자신이 사용하는 덱이 아닌 새로운 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플레이어들을 참여시키는 보조 컨텐츠이다. 이러한 도전 모드를 통해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조합을 경험하고, 이를 핵심 컨텐츠인 일반 전투에도 활용하게 된다.
1. 핵심이 단순하고 확실하다.
게임 본연의 재미 요인인 경쟁과 성장을 게임 기획 안에 잘 녹였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최대한 간편하게, 최대한 공정하게 경쟁과 성장을 맛볼 수 있게 간결하게 기획되어 있다. 자투리 시간 5분 동안 아무 부담 없이 짜릿한 승부의 경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은 많지 않다. 대전을 위한 기다림은 클래시 로얄에서는 없다. 이런 부분이 본질에 대한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2. 운영이 핵심을 강화한다.
서비스 운영은 핵심 컨텐츠를 유저가 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별개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단기 이벤트도 이를 통해 핵심인 1:1 대전의 재미를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더 느낄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성공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서비스의 최소한의 본질, 최소한의 밥 값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슈퍼셀의 기획과 운영에 감탄하며 한 게임 더 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