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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Dec 13. 2018

MAMA 화사의 노출이 멋진 이유

아침에 눈을 떴더니 실시간 급상승 키워드에 ‘화사’가 있었다. ‘연애를 하는 건가, 아님 뭔가 사회적 물의라도 일으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기에 제발 사회적 물의만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클릭했다. 뭔가 했더니 MAMA에서 화사의 의상이 갑론을박이 붙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땠길래?’하는 호기심으로 영상을 클릭했다. 본 소감은 확실히 과감한 면이 있었지만 여태 다른 과감한 의상들을 접해서인지 솔직히 그렇게까지 이게 갑론을박이 될 부분인가, 하고 갸우뚱거리게 되었다.

      


댓글 반응을 살피던 중 가장 ‘헉’했던 것은 이런 반응이었다. ‘못 생긴 애가 벗으면 멋있다 하고 예쁜 애가 벗으면 성상품화라고 하냐’라는 반응. 일단 난 화사가 못 생겼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무대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는 거에 대해서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반응은 내가 얼마 전 ‘너나 해’라는 뮤비를 보고 했던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마마무의 ‘너나 해’라는 뮤비를 보고 솔직히 조금 놀랐다. 내가 보수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노출이 좀 과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걸그룹들이 보여준 과한 노출을 볼 때의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멋지고 당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럴까?’ 고민하던 중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이성을 유혹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였다.     



대다수의 걸그룹은 남성 층을 타깃으로 만들어진다. 걸그룹의 팬의 절대다수가 남자라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보이 그룹도 마찬가지이다. 여성 층이 절대다수이다. 그러기에 매니지먼트 과정에서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귀여움, 섹시, 발랄, 청순, 아련 등등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는 다 집어넣어서 전체 컨셉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아티스트는 거기에 맞춰 퍼포먼스를 한다.      



그런데 마마무 같은 경우는 특이하게도 유독 이런 것에서 벗어난 걸그룹이었다. ‘넌 is 뭔들’ 같은 경우는 다른 걸그룹과 그닥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상큼하고 귀여운 느낌이 여타 걸그룹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 말할 것 같으면’에서부터 다른 걸그룹과는 노선이 확연히 달라진다. 가사를 보면 알겠지만 이성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이런 사람이야’ 하고 자신이 매력을 노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너나 해’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 노래는 이성에게 하는 이야기가 맞다. (적어도 난 그렇게 해석했다.) 하지만 확실한 다른 점이 있었으니 자신의 멋대로 하는 이성에게 이런 식으로 할 거면 관계를 끝내자고 선언하는 곡이라는 것이다. 이런 흐름의 곡들은 마마무라는 그룹의 이미지를 이성에게 어필하는 그룹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룹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한마디로 걸 크러시 그룹이란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나는 ‘너나 해’에서의 노출을 봤을 때, 좀 과감하다고 느꼈을지언정 불쾌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어필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멋지게 느껴졌고, 이번 화사의 노출에 대해서도 너그러이 수용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화사의 노출이 멋있다고 느껴진 것은 어제의 퍼포먼스만이 아닌 마마무가 걸어온 길이 받쳐주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위의 댓글이 일부는 맞다. 다른 걸그룹 멤버가 했다면 이렇게 멋있다고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걸그룹과 마마무가 보여줬던 노선이 너무 달라서이다. 



그렇다고 다른 걸그룹에게 ‘너희는 왜 마마무처럼 하지 못하냐!’하고 비난하거나 평가하고 싶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장 상황이 안 따라준다. 그저 좀 아쉬운 것은 마마무 같은 걸그룹이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되는 현실이다. 어쩌면, 이러한 희소성이 동성으로 하여금 마마무를 더 좋아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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