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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Aug 26. 2019

회사를 그만두고 글에 집중하고 싶다는 당신에게

글을 쓰다보면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글에 집중하고 싶어요.” 보통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작가를 꿈꿨지만 현실에 의해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막연하게 일을 그만두면 정말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금방이라도 공모전에 당선되고 인기 작가는 아니여도 먹고 살 만큼은 벌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마음을 더 충동질하는 것은 단시간에 인기작가가 되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특히 웹소설쪽에서 그냥 썼는데 한달에 몇백 몇천씩 버는 스타작가가 되었다더라, 그런 이야기가 들린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지면서 모아둔 돈을 생각하면서 몇 달만 올인하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제발 아무 청사진 없이 회사를 그만두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단시간에 인기작가가 된 사람들부터 이야기해보자. 이런 이야기를 한번 들었으면 모를까 3~4번 들으면 자신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듣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10%에 들었기 때문이다.


글 쓰는 업계는 냉정하다. 10%만 풍족하게 먹고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10%의 이야기가 퍼져나간다. 현실은 그것과 전혀 다른데도 말이다. 단시간에 인기 작가가된 4명의 작가 뒤에는 단시간에 도전했다가 완전 데이고 업계를 떠난 400명이 존재한다. 이 어두운 부분을 사람들은 쉽게 잊버린다.


현실적으로 인기작가가 되기 전까지는 알바든 뭐든 할 수 밖에 없다. 돈이 떨어지면 투잡을 하게 된다. 또한 회사를 그만두면서까지 이 일을 했다는 부담감, 얼마 후면 정말 직장을 잡아야한다는 경제적 촉박함, 거기에 주변의 시선까지 더해 글을 더 못쓰게 만든다. 그러다 이럴거면 회사를 그냥 다닐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내용을 요약하면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쓰지 못한다면 퇴직해서도 쓸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은 뭔가 될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질문을 해보기 바란다.

‘천원 이천원 쓸 때도 통장 잔고에 얼마 남았는지 의식하는 생활을 5년, 10년 할 수 있는가?’

만약 쉽게 답을 못하겠다면 결정을 유보하는 게 좋다. 이렇게 생활하고 5년 10년 뒤에 인기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안된 사례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와서도 글을 너무 쓰고 싶다, 그래도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하고 싶은 건 해야하지 않느냐란 생각이 든다면 기간을 정하고 도전하기 바란다. 그 기간에는 사회가 나를 다시 받아줄수 있는 기간인지에 대한 계산도 포함되어야한다. 나중에는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갈 수 있다.


그리고 공모전에 되었다고 해서 너무 안심해서도 안된다. 공모전에 되어도 그 다음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막극으로 당선된 작가의 90%정도는 미니시리즈를 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 글의 결론은 이거다. 글 쓰는 일이 실제로 돈을 벌어다 주고 그 돈이 월급보다 많거나 비슷하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나는 안그랬다. 그래서 몇 년간 엄청 힘들었다. 경제적인 부분이 풍족해도 글 쓰는 일은 고통스럽다. 자신의 내면과 육체를 손상시키고 쥐어짜면서 하루하루 보내야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부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전업 작가의 길에 뛰어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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